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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이탈리아소설
· ISBN : 9788986836318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07-01-15
책 소개
목차
상
아름다운 여름
언덕 위의 악마
작가 연보
역자 후기
하
고독한 여자들
책속에서
세베리노가 집을 나가자마자 지니아는 문을 잠그고, 거울 앞에서 옷을 벗었다. 언제나 똑같은 자신의 모습이었지만, 그녀는 그렇게 볼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마치 피부가 몸에서 떨어져나온 듯했으며, 아직도 남아 있는 차가운 몸서리의 잔상이 그녀의 몸 속을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변한 것은 없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녀의 피부는 창백하고 해말갛다. 그녀는 서둘러 생각했다. '구이도가 있다면, 나를 보겠지. 그럼 나는 나를 쳐다보게 그냥 둘 거야. 그리고 이렇게 말해야지. 난 이젠 정말 여자가 되었다고.' - 상권 89쪽, '아름다운 여름' 중에서
나는 무슨 말인가를 했다. 또한 연극을 언제 공연할 건지도 물었다. "그걸 누가 알겠어요?" 네네가 말했다. "지금까지 한푼이라도 낸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돈을 낼 사람이 없나요?"
"돈을 내는 사람은 자기 취향을 우리에게 강요해요. 그래서..." 마리엘라는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로리스가 말했다. "누구라도 내게 어떤 취향을 강요하면 난 기분 좋을 거야. 하지만 취향을 가진 사람을 본 적이 없어서 말이야. 사람들은 자기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고." - 하권 58쪽, '고독한 여자들' 중에서
나는 그 작은 비밀 해변을 오랫동안 기억했다. 결국 너무나 커서 손에 쥘 수 없는 바다는 내게 많은 것을 말해주지 않았다. 나는 한 가지 형태와 의미를 지니는 좁은 장소들, 예를 들어 작은 만(灣)과 골목, 테라스, 올리브 밭을 좋아했다. 나는 때때로 바위에 등을 대고 누워 주먹만 한 크기의 노출된 지층을 눈여겨보았으며, 그것이 마치 하늘과 맞선 거대한 산처럼 보일 때까지 그것을 탐색했다. 나는 그런 것을 좋아했다.
이제 나는 바다를 처음 본 오레스테를 생각하고 있었다. 피에레토는 오레스테가 잠을 자도록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이다. 두 녀석은 함께 있으면 벌거벗고 목욕하기부터 성가대에서 합창하기에 이르기까지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린다와 그녀의 친구들이 있었고, 예측할 수 없고 난폭한 그의 아버지가 있었다. 나는 애석하게도 날이 밝기 전에 일어나 마지막 별빛이 따스하게 비치는 바닷가를 따라 남몰래 산책할 기회를 몇 번이나 놓쳤다. 오레스테는 물론 휴가를 즐기려고 다른 자극제를 필요로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포 강에서 녀석을 배에 태우고 내가 좋아하는 그 세계에 대해 녀석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듣기 위해서라면 아무리 비싼 대가라도 치렀을 것이다. - 상권 186~187쪽, '아름다운 악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