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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ISBN : 9788989456124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09-10-01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설사 네가 가르시아 마르케스처럼 노벨문학상을 탄다고 해도, 파블로 에스코바르처럼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다고 해도, 파리-다카르 랠리에서 1등을 한다고 해도, 아니면 밀라노 오페라의 최고 소프라노라고 해도, 이 나라에서 그 풀 먹인 세례식 드레스를 입는 사람들에 비하면 넌 아무것도 아니란 말이야. 너희 식구들이 네 남편 같은 사람을 인정해줄 것 같아? 너의 정신병과 싸우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버린 그 착한 아길라르를? 너희 식구들은 심지어 아길라르를 호적에 넣어주지도 않을걸. 네 어머니가 아길라르를 싫어하는 것까지는 괜찮아. 그 정도가 아니라 아예 쳐다보지도 않잖아. 그리고 진실의 순간에는 너도 그를 쳐다보지 않아. 원래 그런 거야.
아주 천천히 정신이 돌아오자 그제야 희미한 비치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내가 방금 자른 것은 손톱이 아니라 비치의 손가락 끝의 아주 작은 살점이란 것을 알았어. 착한 비치, 내가 낫게 해줄게, 울지 마, 안 그러면 내가 널 다치게 했다고 혼난단 말이야. 비치는 울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여전히 칭얼대긴 해도 아주 조용해, 비치의 손가락에서 잘려나간 살점이 손톱 끝과 딱 맞아떨어진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야.
안 돼, 아구스티나, 그런 건 얘기하는 게 아냐. 뭘 얘기하는 게 아니에요, 엄마? 그런 거, 여자들만 아는 거, 그리고 창문으로 다가가 내 사촌과 동생들에게, 아구스티나는 여기서 우리와 카드를 하고 싶어해서 밖에 못 나간다, 라고 말한 것은 바로 우리 어머니였어. 무슨 카드요, 여기서 카드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요, 저는 경찰과 도둑 놀이를 하고 싶어요. 하지만 어머니는 햇빛을 쬐면 출혈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나가선 안 된다고 했어, 그래, 어머니는 그렇게 말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