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인(생)

작가 수첩 / 누구나 다른 사람의 밖에 있다
추천의 글 / 새롭게 시도된 무지개 빛 일상

시놉시스 (혹은 초상) / 불혹 / 가장의 신년사 / 응급실 소동 / 아내의 장갑 / 금의환향 / 섬 소년과 선녀 / 돈과 시간 / 졸업식 환상 / 아홉 번째 죄악 / 이름 짓기 / 명품관 / 생각의 힘 / 비익조와 비목어 / 컴퓨터 공포 / 그린과 벙커 / 티그리스 강물은 흐르고 / 멋대로 살아라! / 어린이는 어른의 거울 / 어머니, 우리 어머니 / 박쥐 / 신록예찬 / 피끓는 청춘 / 쌍둥이자리 쌍둥이 / 여름의 병실 / 자유 여신, 자유 부인 / 백 원 / 헬스클럽 / 누수 알레르기 / 신명나는 풍물 / 붉고 쓴 장 / 여름 휴가 / 5만 개의 접시 / 일탈의 꿈 / 딸들의 세상 / 망망대해 / 꽃은 답을 알고 있다 / 작은 풍요 / 바람 / 전재산 / 도시 여자 / '속알머리' / 친구 하나 / 꿈 / 판단력과 인내력 / "입술을 다문 가을" / 교사와 시인 / 업그레이드 / 독서의 계절 / 샌드위치 / 평등한 사랑 / 늦가을 감상 / 컵라면과 책 / 아니오 / 시집 / 이별가 / 채식 / 군대나 / 다이어리 / 지천명 / 너

책을 깊게 넣어두려던 생각은 다 달아나 버리고, 남편의 상자를 안 본 듯이 그대로 원상태로 놓아 두고 안방을 나왔다. 안방은 이제 그냥 안방이 아니라 남편이 시를 쓰는 서재다. 아이들만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고민이었는데, 이제라도 남편이 무엇이 되려 한단 말인가. 다들 무엇이 되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무엇이 될 것이 없다. 무엇이 될 생각을 왜 한번도 하지 않았을까. 이 시집은 어디에 감추어야 할까? - 본문 232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