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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30821771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4-10-09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 느슨한 또는 된 말들, 묽은 아니면 진한 글들
새내기_ 지각생
두 살배기_ 천재와의 만남
세 살_ 오프라인
네 살_ 내 딸의 어머니
다섯 살_ 내적 자유
여섯 살_ 구멍 난 옷
일곱 살_ 눈이 있었던 것
여덟 살_ 평행선
아홉 살_ 온 바닷물을 다 켜야 맛인가요
열 살_ 아무렇더라도 나를 사랑해준 사람
열한 살_ 말
열두 살_ 동문서답
열세 살_ 더불어 살기
열네 살_ 자유를 증오한다
열다섯 살_ 민중의 노래
열여섯 살_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
열일곱 살_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열여덟 살_ 내가 만일
열아홉 살_ 겨울 바닷가, 북해
스무 살_ 사피엔스의 언어
스물한 살_ 빙하가 녹았다
스물두 살_ 말의 시작, 글의 시작
스물세 살_ ……침묵
저자소개
책속에서
과거의 시간들이 기억으로서 현재에 존재하는 한, 현재의 시간에 자유의 공간이 줄어든다. 미래의 시간이 기대로서 현재에 존재하는 한, 그 또한 자유의 공간을 줄인다. 과거 때문에도 미래 때문에도 자유롭지 못한 인간 존재가 여기에 있다. 나의 내적 자유여-자판 위를 열에 들떠 떠도는 열 손가락들은 한 조각 자유를 토로해낼 수 있을 것인가? 여전히 이름 석 자의 피복 속에서 자유를 꾸며대고 있을까?
「내적 자유」
복숭아 껍질을 벗긴다. 아직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따 들인 것들이라 당도도 높고, 무엇보다 벗겨 드러난 속살에서 물기가 두둑두둑 듣는다. 두 개를 벗길 양이면 늘 어느 하나가 더 먹음직스럽다. 너무도 당연히 더 맛있어 보이는 쪽을 당신의 접시에 올려놓으면서 느낀다. 누군가에게 더 맛있어 보이는 것을 내밀면 그것이 사랑일 것. 나란한 두 베갯잇을 새로 갈아 끼우면서 풀기 더 고슬고슬한 쪽을 그리로 밀어놓으면 그것이 사랑일 것. 이 시시한 진부한 존중이 어우러져 나란히 서 있는 평행선.
「평행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