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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과학자의 생애
· ISBN : 9788990024985
· 쪽수 : 1295쪽
책 소개
목차
초판 서문 악마의 사제?
2009년판 서문
제1부 1809~1831
1장 추락하는 기독교도를 붙잡는 깃털침대
2장 북쪽의 아테네
3장 이끼벌레와 선동적인 과학
4장 국교회
5장 천국과 지옥
6장 헨슬로와 산책하는 사람
7장 각자 자신을 위해 판단한다
제2부 1831~1836
8장 마지막 비상구
9장 환희의 도가니
10장 다른 세계의 악령
11장 흔들리는 토대
12장 식민지의 삶
13장 자연의 사원
제3부 1836~1842
14장 꼬리를 뽐내는 공작처럼
15장 자연의 개혁
16장 장벽을 허물다
17장 마음속의 폭동
18장 결혼과 맬서스주의자
19장 끔찍한 전쟁
제4부 1842~1851
20장 세상의 끝
21장 살인
22장 특이한 작은 괴물
23장 지옥에나 떨어져라
24장 나의 물치료 의사
25장 비통하고 잔인한 상실
제5부 1851~1860
26장 자본가 신사
27장 추악한 사실들
28장 전함과 싸구려 술집
29장 나 같은 지독한 철면피
30장 저속하고 음란한 자연
31장 침팬지는 뭐라고 말할까?
32장 정체를 드러내다
제6부 1860~1871
33장 상은커녕 욕만 갑절로
34장 유인원의 자궁에서
35장 산 무덤
36장 에메랄드빛 아름다움
37장 섹스, 정치, Ⅹ클럽
38장 파괴적인 추론들
제7부 1871~1882
39장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려라
40장 지독한 고집쟁이
41장 절대로 무신론자는 아니다
42장 지렁이와 함께 땅으로
43장 마지막 실험
44장 대수도원에 묻힌 불가지론자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도판 목록
약어 목록
미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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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다윈의 어머니 수재너가 죽은 뒤 마운트 저택의 분위기
로버트 박사가 회진을 마치고 돌아오면, 누구에게도 비상구는 없었다. 그의 육중한 몸집은 마치 거대한 중력장처럼 삶이 그를 중심으로 빙빙 돌도록 만들었다. 이는 현기증 나는 경험이었으며, 누구도 마음 편히 지낼 수가 없었다. 로버트 박사는 환자들에게 자상한 의사로 이름이 높았고, 그의 조언은 언제나 환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수재너가 죽은 뒤로 이러한 기질은 집안에서는 점점 발휘되지 않게 되었다. 아버지의 약한 모습은 아직까지 자식들에게 연민을 불러일으켰지만, 무뚝뚝한 태도는 아버지를 두려운 존재로 만들었다. 그는 점점 까다롭고 독단적인 사람이 되어갔고, 비상한 기억력과 사람의 마음을 읽는 힘―이것은 “거의 초자연적인 능력으로 비쳤다”―으로 자식들을 억눌렀다. 그는 자식들을 번갈아가며 심문하고 다그쳤다. 아버지의 부름을 받는 것은 하느님 앞에 끌려가는 것과 같았다. 가느다란 목소리만이 이런 덩치 큰 대식가도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주었다.
― 1장 추락하는 기독교도를 붙잡는 깃털침대
다윈이 의학을 그만두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던 해부학 실습
임상실습은 찰스의 환멸에 불을 붙였다. 그는 자신이 다니는 칼리지 바로 옆에 있는 왕립진료소의 병동에서 실습을 했는데, 거기서 본 장면들은 그를 괴롭혔다. 그의 아버지도 피를 보면 두려워했지만, 로버트 박사와 달리 찰스는 메스꺼움을 극복하지 못했다. 두 차례의 수술실 참관 때 그는 속이 울렁거려 견딜 수가 없었고, 이 때문에 출혈에 대한 병적인 공포는 더 심해졌다. 이 당시 수술실에서는 칼질이 피를 튀기며 재빠르게 이루어졌다. 마취법이 나오기 전 목숨을 걸고 외과수술을 행하던 시절이라서, 침상에 묶인 채 비명을 지르는 환자의 정신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빨리 끝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의사들은 피투성이 손으로 피투성이 톱을 움켜쥐고 재빨리 베고 잘랐으며, 흐르는 피는 톱밥 양동이에 모였다. 학생들은 긴장되고 열띤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밀치며 시체를 둘러싼 수술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특히 끔찍했던 수술은 한 아이의 수술이었는데, 찰스는 이 수술을 결국 다 보지 못하고 수술실에서 도망치고 말았으며, 그 이후로는 다시는 수술실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 장면은 죽을 때까지 그의 뇌리에서 잊히지 않았다.
― 2장 북쪽의 아테네
1820년대 국교도 사회의 진화론에 대한 인식
그러나 1827년에 이것은 체제전복적인 과학이었다. 국교도들은 진화론자들이 “위험하고 나쁜 사람이 되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릇된 철학이 그들을 과격한 민주주의자로 만들고, 교회를 혐오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신 대신 하찮은 물질을 믿는다. 영혼에 대한 굳은 믿음이 없는 이들은 도덕적 지지대를 잃고, 내세가 아니라 이생에서 정치적 구원을 찾는다. 순진한 청춘들은 이런 급진적인 물결에 휩쓸려 인생을 망칠 위험에 처해 있었다.
― 3장 이끼벌레와 선동적인 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