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엽서

Ⅰ. 그리운 먼길
밤기차
갈대
그리운 먼길
이하리 설경
짐밭골
낡은 침목
산길
江
수련
거미
시인
봉황사
이슬처럼
겨울나무
맹인부부

Ⅱ. 오래된 엽서
붉은 바위
거문도에서 한 사흘
등대를 닮은 아이
오래된 엽서
서귀포 지석개
먼길
닭실에서
제천行
하지정맥류
해꽃
낙동강
가시꽃
장마

Ⅲ. 초롱계
샘골
단오 전날
어머니의 잔디
풍기아지매
효잠골
쏘두들댁 서울 며느리
삼밭골 마씨
토갓마을 이씨 가로되
세촌들 김씨
진학 걱정
상여 멘 날
설날
초롱계
비나리 윤씨 전하기를

Ⅳ. 오래된 사랑
숯뎅이골 이야기
천지갑산
井山
사붓골
取適軒
孤山亭
오래된 사랑
제비원 미륵불
꽃산에 올라
겨울 산
開目寺
꿈에
남천
까치
별

해설
미륵은 해지는 쪽을 바라보고 섰다｜홍기돈

그리운 먼길

남한 땅 어디에도 이젠 하룻밤 묵어갈 먼길은 없다.
내 사는 안동에서 어디를 가더라도 이젠
가는 길 해 저물면 하룻밤 민박이라도 치는 집에 들러
낯선 주인이 내주는 밥과 술, 눅눅한 이불
하룻밤 풋정이라도 품은 잠에서 깨어
국밥 한 그릇 말아먹고 찾아 갈 그런 먼 곳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