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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0348180
· 쪽수 : 159쪽
· 출판일 : 2007-08-20
책 소개
목차
시골길 또는 술통
등꽃 아래서
대숲 바람소리
여승
산문에 기대어
춘향이 생각
지리산 뻐꾹새
모시옷 한 벌
자수
아그라 마을에 가서
적막한 바닷가
도라지꽃
자서전
며느리밥풀꽃
겨울산
우리나라의 숲과 새들
봄
추석 성묘
정적
정
전설
오월의 사랑
정든 땅 정든 언덕 위에
한국의 강
우리나라 풀 이름 외기
나팔꽃
꿈꾸는 섬
등잔
미루나무 끝
석남꽃 꺽어
속 산문에 기대어
징검다리
강
향피리
능선
겨울 이사
집들이
연비
달
안성 장터
출근
아도
남원운문
백두산 저목장
임진강 오리 떼
풍장
종이학
겨울 청량산
망월동 가는 길 2
별밤지기 1
두만강 돌멩이
임진강
새해 아침
아침 강
목련한화
우리말
따뜻한 손
철원평야
조팝나무 가지 위의 흰 꽃들
자목련이 지는 날은
수저통에 비치는 저녁노을
무량수전의 배흘림기둥에 기대어
대역사
남도의 밤 식탁
여름 낙조
거대한 침묵
뻘물
눈 내리는 대숲가에서
우니야, 우니야
그늘
내 사랑은 고승
새가 된 시인
당신의 즐거운 디저트
김치와 서정시
궁발거사
초록의 감옥
여운
덧정
바람 타는 나무
섬들도 때로는 어머니를 부르고 싶을 때가 있다
호남검무
피아골
섶다리
여자의 성소
빈집 1
빈집 2
개양할미
인연
가을볕
혼자 먹는 밥
저녁 어스름
화사
줄포 마을 사람들
종소리
산까치 2
풀밭 변주
까치밥
화개장길
외할머니 부채바람 소리
가을바람 찬 바람
발문 - 남도 말가락의 탁월한 형상화 / 김선태
저자소개
책속에서
수저통에 비치는 저녁노을
내 마음속 기러기 몇 마리 날아 서해로 간다. 그곳은 뻘밭 위의 겨울강물이 따뜻한 곳, 아내가 차를 몰아주고 내소사 앞에서 모항 고갯길을 넘고, 작당마을 고개를 내려섰을 때, 후끈한 저녁노을 속에 그 기러기 떼 아직도 노을 딛고 차창 밖을 날고 있었다. 끼룩끼룩 찬 울음이 아니라 이렇듯 따듯한 울음을 이 지상에서 나는 아직 받아본 적이 없다. 그래, 오늘 나는 격포에 이사 간다 책 몇 권, 솥단지 밥그릇, 국그릇 한 벌에 등에 지고 너희 울음 따라간다. 큰 울음 속에 작은 울음, 잠시면 저 노을 속에 묻힐 아무렇게나 차 속에 널어놓은 수저통에서 자꾸만 숟가락들이 비명을 지른다. 이 수저통에서 뛰쳐나오지 못하고, 나는 그동안 얼마나 세상을 향해 요란한 소리를 냈던가. 아아, 수저통 속에 마지막 비치는 저녁노을, 침묵 같은 울음 따라간다. 너희들이 발 디뎌 내려앉을 곳, 나는 안다 그곳은 이승의 십승지, 외변산, 내변산이 몇 마리의 기러기로 떠서 차창 밖을 날아 마지막 날개를 접은 곳, 너희 깃털이 지상의 이불을 덮은 곳, 나는 오늘 인생을 연꽃같이 접어 격포에 이사 간다. 너희 따뜻한 울음 속에 큰 병 하나를 쿠쿠 밥통 속에 숨기고 따뜻한 울음 받으며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