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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90429339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05-04-25
책 소개
목차
새벽여행 차례
책머리에
추천의 글
고향
첫 만남의 그 깨끗한 마음으로
흙은 내 맘이고 몸뚱이여
"아버지" 권진원이 부릅니다
거기 다 비운 채 무심으로 놓인 당신은 누구세요
십리길 걸어 오일장 가시는 철수 어머니
어머니 자식들 마음 밭에 잡초 뽑으러 가시나요
누구 세월 잡을 사람은 없겠지요
늦겨울 나무마다 붙여주고 싶어라 입춘대길
풍경 하나에도 쉽게 등 돌리지 못하는 여리고 순한 누이여
작은 미물도 사랑하는 티베트의 아이들
어린 시절 낯선 곳 멀리 떠나고 싶었던 자전거여행의 꿈
꿈은 이루어지지 않아도 아름답습니다
사랑
깊어지는 사랑의 자욱한 색깔과 향기를 한 스푼쯤 덜어내는 일
사랑이 아직 그리움인 이들을 위하여
그래 둘이 살아도 쓸쓸할 때 있지 하며 그냥 웃습니다
때로는 멀리서 말없이 오래오래 바라보는 것이 사랑
그대의 생처럼 물길 하나 바다로 가고 있습니다
누가 날 찾아와 노 저어 가실 건가요
떠난 달빛을 잊지 못하는 벗은 나무들을 위한 속말
때론 천상을 사랑하고 때론 지상을 사랑하는 해바라기의 영혼
어떤 사랑이 아름다운 사랑 늙어서도 아름다운 사랑
은백양나무 당신에게 시 한 편 보내니 가만가만 읽어줄래요
눈보라에 길이 지워져도 가겠습니다 내 생의 깃발 같은 그대에게
나는 그대를 지켜봐주고 그대는 나를 지켜봐주는 것이 눈물겹게 좋습니다
대나무 겉이 아름다운 것은 그 속이 비워져 있기 때문
사랑도 끝나면 열기가 남습니다
그대의 사랑 숲처럼 조화롭길
혼자가 아닌 둘이 마주보며 산다는 것
인생
마음 헹구러 새벽 숲으로 갑니다
늙은 배에게 보내는 아주 짧은 편지
강물을 거슬러 돌아오는 물고기들
나에게 바칩니다 내가 쓴 시 한 편
그 작디작은 몸으로 먼 길 오고 가는 철새들
혹시 살다가 빈 지게의 무소유를 잊을까
간다는 말없이 가고 온다는 말없이 오는 연들의 윤회처럼
차 한 잔 마시니 천지가 꽃이로다
솔직히 고백하네 평생 바다에 사는 친구여
강이 침묵하며 흘러갈수록 넓고 깊어지듯
저 소의 맑고 고요한 응시처럼 자기를 살피고 있는지
그대는 보았는가 고독보다 더한 광명 근심보다 더한 은혜를
다리 위에 한 점 티끌로 서서 생각나는 것은 없을 “무無” 자
마음에 번뇌 일면 길 떠나려 하지
자기 마음 찾으면 세상엔 오직 평화로움
관계
나무는 압니다 도롱뇽 살리고자 곡기 끊으신 스님의 마음
등 돌리고 서 있는 농부의 따뜻한 손길을 밭은 언제나 기다립니다
떠날 때 아름답게 떠나야만 다시 아름답게 만날 수 있다는 말
절망도 있을 삶의 강을 한 배 타고 건넙니다
이른 아침 햇빛 이리 붉은데 소년도 가고, 레이 찰스도 가고
새벽 호수에 발 담근 산들은 잠 깨었을까
그렇지 늘 우린 동행인 거야
혼자가 아니라는 아름다운 상상
내 안에 나도 비우고 그대 기다리는 작은 섬
사람들은 눈빛으로 하는 말 알지 못할까 두려운데
모래톱은 모래섬을 꿈꾸고 모래섬은 먼 산을 꿈꿉니다
사람들이 사람들의 허무를 알아줄 때
아픔 없는 사랑 존재하지 않습니다
너희들 참 외롭겠다
함께 나란히 서서 소통하고 있는 나무들의 충고
안드레아 보첼리를 사랑합니다
뒷산에 타래난초꽃 피면 생각나는 베로니카수녀님
사진 설명
우리가 혼자였다면 얼마나 외로웠을까 차례
책머리에
억새
우리가 혼자였다면
낙화
그대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가을 안부
그대에게 가는 길
양치질
사랑은 멀리 돌아가는 길 끝에 있다
간월도
별이 내게로 와
너와 함께 떠나리
낮달
빈집
홍매화 피었습니다
나 홀로
봄날 호숫가에서 그대를 생각하다
해당화
쇠오리에게
첫 키스
상처
빨래
내가 온전히 나일 수 없음은
파도
홍시
늦은 사랑
기다렸던 사랑이 오지 않을 땐
단풍 진다고 내 사랑 지겠니
여기 눈 내려요
가을 편지
그리움
키스는 허무하다
제비꽃
황톳길
바람 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 싶다
꽃과 불빛을 통한 사랑법1
꽃과 불빛을 통한 사랑법2
떠돌이 별로 떠서
작은 연가2
작은 연가3
작은 연가4
봄비에게
그대는 내 잠 속으로 와서
가을 사랑
그대 기다리는 날엔1
그대 기다리는 날엔2
그대 기다리는 날엔3
그대 기다리는 날엔4
그대 기다리는 날엔5
그대 기다리는 날엔6
그대 기다리는 날엔7
나의 시
책속에서
초등학교 6학년시절의 기억입니다. 어머니 잃은 슬픔이 물 번진 종이의 얼룩처럼 가슴에 많이 남아 있을 때였습니다. 봄날 학교교문 앞에 자전거와 함께 아버지 서 계셨습니다. 국화빵 담긴 누런 봉투를 손에 쥐어주시며 자전거 뒷자리에 태우셨습니다. 그리고 어딘가를 향해 갔습니다. 국화빵 다 먹고 한참이 지나서야 어머니 따라 몇 번 들렀던 읍내 옷가게에 도착했습니다.
이것저것 물으시며 마음에 쏘옥 드는 옷 한 벌 사주셨습니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읍내를 빠져 나왔습니다. 읍내풍경이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비가 시작되었습니다. 봄비답지 않게 빗줄기가 꽤 세차졌습니다. 아버지가 일부러 몸을 세워 가려주셨지만 천천히 온몸이 젖어들었습니다. 아직 이른 봄이라 추위가 느껴졌습니다. 아버지의 허리를 꼭 잡고 비에 젖은 얼굴과 가슴을 등에 묻었습니다. 아버지의 등은 넓고 따스했습니다. - 본문 22-23쪽에서
노부부의 모습이 하도 정겨워 보여 가까이 다가가 어떤 사랑이 아름다운 사랑일까 여쭤보았습니다. "늙어서도 아름다운 사랑이지" 호수에 나란히 떠가는 두 척의 배도 어느 때인가는 강 언덕에 닿게 될 것입니다. 노부부의 아름다운 사랑도 어느 때인가 삶의 언덕에 닿게 될 것입니다. 팔순의 노부부 우선생님네 아름다운 사랑이 삶의 언덕에 닿았을 때는 끝도 없이 지금보다 더 깊어 있으리라 믿습니다. - 본문74~75쪽에서
어머니는 오늘도 그 자식들 마음 밭에 길 지워 어지럽힐 잡초 뽑으러 가십니다. 손톱 밑에 흙물 핏물 다 배어들어도 그저 자식들 마음 순결한 애기눈빛처럼 말갛고 환하면 그만이십니다. - 본문 31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