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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90620224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07-09-28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_ 새들의 발목에 묻어가는 서해안 염전을 대신하여
천일염이 시작되는 곳
소금 맛은 하늘이 낸다
소금과 소금물의 두 얼굴
염부는 소금눈을 가졌다
꽃나무와 염전
소금창고의 내력
높은 지붕과 낮은 지붕
염전, 그 수평의 계단밭
염전에서 사라진 것들
폐염전의 달빛을 지르밟고
폐염전의 길
소금을 파는 꽃집
수인선 협궤열차와 염전들
서해안 염전 조성 약사
소금의 여러 얼굴들
소금의 정치학
함께 소금을 먹다
리뷰
책속에서
먼저 세상 속으로 떠난 소금들, 텅 빈 소금창고 안에는 몇 자루의 소금과 바닥에 달라붙은 소금버캐만이 어둑한 한낮의 적막 속에서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맛’으로 막연하게 짜다.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다면 소금은 소금의 일생이 아닌 소멸의 일생으로 바수어져 흩어질 것이다. 아, 눈치를 길게 늘이고, 시간을 나름으로 길게 걸려, 저 바닷물이 소금으로 가는 몸을 바꾸는, 그 환생의 정처를 작은 경經으로 꿰어볼 수 있으랴. - 본문 19쪽에서
소금창고엔 주택처럼 난방을 위한 구들이나 보일러 호스가 깔려 있지 않다. 소금창고 바닥에는 널처럼 이어붙인 마룻바닥만이 기복 없이 전개돼 있을 따름이다. 염전에서 방금 채염된 소금들이 부려질 나무 바닥만 있으면 족한 것이다.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구멍이나 틈 같은 것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는 건축구조가 소금창고엔 만연해 있다. 틈새나 구멍은 얼마든지 있어도 무방하다. 그것을 탓할 만한 생명의 안전과는 무관하게 염전 바닥에서 건져진 소금들은 눈부시고 새하얀 광물질로 무감각하다. - 본문 97쪽에서
바닷물은 종종 염전 근처에서 놀다가 영문도 모른 채 염전 저수지에 갇힌다. 무명의 바닷물을 끌어들이는 것을 염부들은 ‘받는다’라고 하지만, 내게는 채홍사採紅使의 무심한 징발처럼만 보일 때도 있다. 좋은 바닷물을 받는 기준이 따로 있는가는 과문하여 들은 바가 없으나 굳이 미모와 교양을 겸비한 여인네를 골라내는 채홍사의 행위와 견준다면, 염전이 벌여 있고 거기에 닿아 있는 바다, 그 바닷물 전체를 무작위로 받아들여도 큰 낭패는 없을 것이다. - 본문 17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