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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사
· ISBN : 9788990620446
· 쪽수 : 412쪽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제1장 한반도의 선사시대 - 미술사의 여명과 한민족의 뿌리
제2장 고조선 또는 청동기시대 -고인돌과 샤먼의 제의적 전통
제3장 원삼국시대와 삼국시대 도기 - 가마와 물레로 이룩한 질그릇 혁명
제4장 고구려의 고분미술 - 영혼의 안식을 위한 장엄한 그림
제5장 백제의 고분미술 - 검이불루 화이불치의 미학
제6장 신라의 고분미술 - ‘눈부신 금과 은의 나라’ 금속공예
제7장 가야의 고분미술 - 미완의 왕국이 남긴 유산
제8장 삼국시대 건축과 산성 그리고 금석문 - 사라진 궁궐과 산성에 남은 자취들
제9장 삼국시대 가람배치와 석탑 - 석탑의 나라로 가는 길
제10장 삼국시대 사리함과 향로 - 백제미에 보내는 경의
제11장 삼국시대 불상 조각 - 한국 불상 조각의 원류
제12장 발해의 미술 - 잃어버린 제국의 유산을 찾아서
부록
-불교미술의 기본 원리
-미술사학의 방법론
참고서목
도판목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교양으로서의 한국미술사”
이 책은 교양과 상식으로서 한국미술사를 이해하고자 하는 일반인과 미술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입문서로 씌어졌다. 영어로 말하면 ‘History’ of Korean Art가 아니라 ‘Story’ of Korean Art이다. 내가 염두에 둔 이 책의 가치는 책상에 앉아 밑줄을 치면서 공부하는 한국미술사가 아니라 소파에 기대어 편안히 독서할 수 있는 한국미술사이다.
미술사의 입문서는 박물관 관람과 현장 답사의 지침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기존의 미술사에서는 잘 다루지 않은 고고학 분야와 산성, 비석의 금석문에도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선사시대에서 굳이 고인류학의 내용을 담은 것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시작하는 박물관 구석기시대실의 복잡한 내용을 미술사와 연관하여 간략히 해설한 것이다.
미술사는 미술작품에 즉해서 서술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제작 배경이나 유물에 얽힌 일화로 그 성격이 확연히 드러날 경우에는 비록 미술사 밖의 이야기일지라도 빼놓지 않았다. 신라 고분 발굴의 역사, 안악3호무덤의 피장자 논쟁, 백제 미륵사와 신라 황룡사의 창건 등을 다소 길게 이야기한 것은 강의 때 학생들이 아주 유익하게 듣는 것을 보면서 책에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유홍준이 바라보는 한국미술사”
이 책은 비록 입문서이지만 한국미술사의 통사이기 때문에 나의 미술사관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이 책을 쓰면서 강조한 것 중 하나는 ‘동아시아 미술사의 전체 흐름’ 속에서 한국미술사를 이해하는 점이다. 기존의 한국미술사 책 첫머리는 대개 한국미술의 특질을 언급하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이 문제는 한국미술 자체의 내재적 가치를 밝히는 노력만이 아니라 중국, 일본과 비교해볼 때 명확히 드러나게 된다.
한국미술은 고대국가 형성기부터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중국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 때문에 간혹 우리 문화의 정체성이 의심받고 때론 문화적 열등의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문화적 영향이란 저절로 생긴 현상이 아니라 수용자의 적극적 선택이 가져온 결과이다. 중국이 제공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받아들여 내 것으로 삼은 것이다.
한 나라의 문화적 정체성은 그 원천이 어디에 있는가로 가름되지 않는다. 유럽 중세의 기독교문화를 아무도 유대문화의 아류라고 말하지 않는다. 중국의 불교미술이 인도에서 왔다고 낮게 평하는 일이 없다. 한국의 불교미술은 한국의 문화인 것이다.
“새롭게 쓰는 한국미술사”
돌이켜 보건대 한국미술사에 대한 연구와 저술의 역사는 어언 100년을 헤아리지만 이제까지 ‘한국미술사’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책은 10권 남짓 된다. 불행히도 우리의 미술사는 일제의 침탈과 함께 시작되었다. 그들은 문화재 도굴과 약탈을 자행하고 민족적 정통성을 부정하는 식민사관을 만들면서 한국미술사 연구에 깊은 상처를 주었다. 이때 우리에게 희망을 준 것은 일본인 민예학자 야나기 무네요시?E?였다.
우리가 기대하는 본격적인 한국미술사 개론서는 1969년에 삼불 김원용이 펴낸 《한국미술사》(범문사)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이로써 우리는 처음으로 개론서다운 개론서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서양의 권위 있는 미술사 개론서가 그러하듯 저자 사후에도 제자의 손을 빌려 새로운 연구 성과를 반영하는 개정판으로 거듭나 지금은 김원용·안휘준 공저 《한국미술의 역사》(시공사, 2008)로 되었다. 이 책이 현재까지 우리가 갖고 있는 가장 고전적인 한국미술사 통사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어느 학문이든 그 분야의 전체를 아우르는 통사와 입문서를 쓴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더 솔직한 이유는 그동안 한국미술사 연구의 당면 과제가 분야사를 더 깊이 천착하는 데 있었기 때문에 통사의 저술은 일단 미루어둔 것이었다. 그리고 좁은 분야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업이 길어지면서 전 분야를 폭넓게 보는 학문적 풍토는 자리 잡을 수 없었던 면도 있다. 때문에 분야사의 골이 깊어질수록 통사의 길은 점점 멀어져간 것이다. 저마다 익숙한 저공비행에 몰두할 뿐 아무도 ‘위험스런’ 고공비행은 시도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내가 감히 용기를 내서 시대적, 사회적 요구에 응한 것이 이 책이다. 책 제목을 ‘한국미술사 강의’라고 한 것은 지난 30년간 가르쳐온 강의를 바탕으로 하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책을 쓰게 된 동기 자체가 그랬기 때문이다.
- 「저자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