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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90982247
· 쪽수 : 366쪽
· 출판일 : 2007-08-01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숨을 죽이고 앞으로 나아갔다. 들킬지도 모른다는 공포심보다 호기심이 더 컸다. 야쿠자 후루야가 이런 밤중에 누구랑 뭘 하고 있는 것일까.
문에 귀를 대고 온 신경을 집중했다.
희미하게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 남자들의 목소리였다. 여러 사람이다.
눈을 감고 귀에다 온 신경을 집중했다. 열 명은 됨직했다. 그 이상인지도 모른다.
다만,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목소리의 질이 어딘지 모르게 예리했다.
"홀수에 걸 사람, 홀수에 걸 사람."
그런 소리 같았다. 무슨 주문인가? 아니, 그럴 리가 없어. 그렇다! 눈이 번쩍 띄었다. '홀수에 걸 사람, 홀수에 걸 사람.' 그 안에서 홀짝 도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심장이 고동치기 시작했다. 후루야 놈, 이런 짓을 하려고? 도심의 일급지에 도박장을 열고 싶어 다른 사람 명의로 고급 아파트를 빌린 것이다.
장소가 환락가도 아닌 아오야마라면 경찰의 단속도 별로 없을 테고, 무엇보다 손님의 질이 좋을 것이다. 의류점이나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한량들이겠지. 거금이 오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대화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때로 환성인지 노호인지 분간하기 힘든 목소리가 새어나오는 정도였다.
주사위를 흔드는 남자의 목소리만 알아들을 수 있었다.
"홀짝이 맞았습니다!"
저런 위세를 부릴 처지가 아닐 텐데.
문득 자신이 오른 손에 키를 빼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뭔가를 생각하려 애써 보았다. 좋은 아이디어가 번적 떠오르지도 않는데 묘한 흥분이 밀려왔다. 이 집안에서 거금이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자신은 그 안에 들어갈 수단을 가지고 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