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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가
· ISBN : 9788990985767
· 쪽수 : 256쪽
책 소개
목차
1. 나의 소중한 특등으로 귀여운 남덕
연인 - 사랑의 그림엽서들
2. 나의 사랑하는 소중한 아고리
3. 나의 영리하고 착한 아들 태현, 태성
이중섭의 삶과 사랑 그리고 예술
연보
리뷰
책속에서
내가 만난 李仲燮
金春洙
光復洞에서 만난 李仲燮은
머리에 바다를 이고 있었다.
東京에서 아내가 온다고
바다보다도 진한 빛깔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눈을 씻고 보아도
길 위에
발자욱이 보이지 않았다.
한참 뒤에 나는 또
南浦洞 어느 찻집에서
李仲燮을 보았다.
바다가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
진한 어둠이 깔린 바다를
그는 한 뼘 한 뼘 지우고 있었다.
東京에서 아내는 오지 않는다고,
원산, 부산, 제주도까지 헤매면서 온갖 죽을 고비를 넘어온 대향과 남덕의 애정은 더할 나위 없이 건강하게 단련되어 현재 태현, 태성이는 점점 늠름하니 자라나는 것이 아니겠소? 더욱더 시야를 넓혀 유유히 세상을 바라보면서 나의 새로운 회화 예술을 창작하고 완성해가겠소. 이제부터는 가난쯤은 두려워하지 말고 용감하게 인생의 한복판을 매진해갑시다.
나는 언제나 생각하오. 나의 귀여운 남덕 군은 화공 대향에게는 안성맞춤의, 참으로 훌륭하고 멋진 아내라고, 이토록 대향에게 들어맞는 귀엽고 참된 여인을 하늘이 잘도 베풀어주었다고.
화공 대향은 실로 귀여운 남덕을 어떤 방법으로 사랑해야만 남덕의 아름다운 마음에 대향의 애정이 가득히 넘칠는지 지금도 열심히 생각하고 있다오. 나의 품 안에 포옥 안기는 자그마하고 귀여운 단 한 사람인 나의 아내여, 안심하고 나를 믿고 기다려주오.
우리 부부보다 강하고, 참으로 건강한 부부는 달리 또 없을 게요.
어디까지나 나는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모든 것을 세계 속에 올바르게, 당당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되오. 나는 한국이 낳은 정직한 화공으로 자처하오.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 있는 조국을 떠나는 것은 … 더욱이 조국의 여러분이 즐기고 기뻐해줄 훌륭한 작품을 제작하여 다른 나라의 어떠한 화공에게도 뒤지지 않는 올바르고 아름다운, 참으로 새로운 표현을 하기 위하여 참고하지 않으면 안 될, 여러 가지 일들이 있소. 세계의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이 최악의 조건하에서 생활해온 표현, 올바른 방향의 외침을 보고 싶어 하고 듣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