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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91095601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09-10-1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 여자의 다갈색 다리에는 작고 하얀 흉터가 많았다. 나는 속으로 물었다. 당신 원피스의 달무늬처럼 그 흉터도 당신 몸 전체를 뒤덮고 있는 건가요? 그것도 예쁠 것 같았다. 지금 여기서 부탁하는데, 제발 그 흉터가 흉물스럽지 않다는 내 말에 동의해주었으면 좋겠다. 그 여자의 몸에 흉터를 낸 사람들은 우리가 그 흉터를 흉측하다고 생각하기를 바랄 테지만 당신들과 나, 우리는 그들에게 저항하기 위해서라도 의견의 일치를 봐야 한다. 모든 흉터는 아름답다고 생각하자. 오케이? 이것은 당신들과 나만의 비밀이다. 굳이 비밀을 밝히자면, 흉터가 아름다운 이유는 죽어가는 자에게는 생기지 않는 것이 흉터이기 때문이다. 흉터의 의미는 '생존'이다.
늦은 오후의 가장 고요한 순간이란 결국 이것이었다. 나는 찰리에게 미소를 보냈고 이제 나는 자유로울 수 없다 하더라도 이 아이는 자유로울 수 있을 거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건 슬픔이 아니었다. 내 심장은 나비처럼 가볍게 날아오르는 것 같았다. 난 생각했다. 그래, 바로 이거야. 내 마음만은 죽지 않고 살아남았어. 더 이상 달아날 필요가 없는 마음. 세상 돈 전부를 합친 것보다 소중한 나의 마음. 그 마음의 진정한 고향은 바로 인간이야. 이런 나라, 저런 나라에 살고 있는 인간을 말하는 게 아니야. 내밀하고 저항할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이야말로 바로 내 마음의 고향이었던 거야. 나는 찰리에게 미소를 보냈고 인간이 살고 있는 세상의 희망이 한 사람의 영혼 속에서 서로 조화를 이룬다는 것을 알았다. 이거 참 기막힌 재주인걸. 이런 걸 바로 세계화라고 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