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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언/잠언록
· ISBN : 9788991221543
· 쪽수 : 456쪽
· 출판일 : 2009-12-11
책 소개
목차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지은이 후기
옮긴이 후기
연표
옮긴이 주
인물 찾기/출전 찾기
책속에서
1월 1일 한 해의 계획은 봄에 있다 一年之計 在於春
중국의 오래된 격언이다.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一日之計 在於晨]”는 말과 대구를 이룬다. 여기서 ‘봄’은 한 해의 처음을 가리키므로, 일본의 “한 해의 계획은 원단에 있다”는 말과 같은 뜻이다. 새해 첫날이 오면, 사람들은 대개 한결같이 마음을 가다듬고 분기해서 일기 쓰기를 시작하기도 하지만 그 결심은 채 사흘도 못 가서 깨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른바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속담이 바로 그것인데, 중국에는 흔히 ‘삼일향三日香’이라고 표현한다. 제아무리 아름다운 향기라 해도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종시여일終始如一(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는다)’하고픈 것이다. (《순자》 예편)
3월 5일 배해를 그리면서 뺨 위에 털 세 가닥을 더 그렸다 頰上益三毛
동진의 대화가 고개지顧愷之의 일화에서 유래한 말이다(《세설신어》 교예편). ‘배해裵諧’라는 인물의 초상화를 그릴 때, 뺨에 세 가닥 털을 더 그려 넣었더니 인물의 특징이 생생하게 재현되었다는 것이다. 북송시대 소동파도 이 일화를 근거로 ‘무릇 사람의 의사意思는 그 인물에게 있다. 어떤 사람은 눈썹에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코에 있다(〈전신기〉)’고 하면서, 대상의 특징이 응축된 포인트를 파악해서 초상화를 그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그림뿐만 아니라, 널리 인간을 이해하는 데도 통하는 얘기다.
4월 7일 한 잔 한 잔 또 한 잔 一杯一杯復一杯
꽃에 술은 으레 따르기 마련이다. 이 시구는 이백의 칠언절구 〈산중에서 처사와 술을 마시며[山中與幽人對酌]〉 중 둘째 구절이다. 시의 전문은 이렇다.
마주 앉아 술을 드니 산에 꽃 피고 兩人對酌山花開
한 잔 한 잔 다시 또 한 잔 一杯一杯復一杯
내 취해 잠 오니 그대 먼저 돌아가오 我醉欲眠君且去
내일 아침 생각 있거들랑 거문고 안고 오시게 明朝有意抱琴來
산에 꽃이 피는 계절, 은자인 벗과 술잔을 주고받는 동안 이백은 ‘어느덧 눈꺼풀이 천근만근이니 자네는 돌아가 달라. 내일 술 생각이 다시 나거들랑 거문고를 가지고 와 달라’고 부탁한다. 천의무봉天衣無縫 ‘시선詩仙’ 이백이기에 가능한 뛰어난 대사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