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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1223608
· 쪽수 : 288쪽
책 소개
목차
내일은 아빠 본다, 내일은 엄마 본다 _7
나는 王이오 _14
수혈이야기 _20
대부짱, 도리구찌, 불개미, 쌕쌕이 _25
우유, 두부, 달걀, 그렇게 물렁물렁한 것만 _31
쫑네네 집-쫑네 _37
춤춰라, 노래는 절대 안 된다 _44
친손녀의 종종 발걸음 _52
술별과 배불뚝이 _59
마당쇠와 빨간 립스틱 _68
몰라고기와 털게 _75
상처는 뒤집어도 상처로 남는다 _83
멈추시오, 교통정리 _89
인형 뽑기 주야장천 동전 들어간다 _96
형님은 달라 형님은 달라 _103
구십 세 노인의 호주머니 _111
작은 것에 감사하고 감사하니 더 큰맘으로 기쁨을 가질지라 _118
차마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_126
고백하지 마 _132
우리들의 고독 _140
마음이 복잡할 때, ‘인생의 묘리’는 무엇일까 _147
너 미모미모 아니! _156
1인용 병실이 주는 마지막 의미 _164
생수 세 통을 들고 _173
콧줄을 잡아 빼고, 링거는 여러 개 달고 _182
해바라기 공원의 눈물 _189
아버지께 가는 길 _196
아버지가 가진 예의 _206
안경, 지갑 그리고 시계 _212
청량리역, 탑골공원, 서울역 _218
부자 자식이 부모 모셔라 _226
같은 이불을 덮고 자랐지만 _235
집을 누구에게 주고 싶을까 _245
단 한 사람이면 된다. 단 한 사람 _251
젊은이들이 낭비가 심하다니요 _256
그날이 다는 아닌데 _263
꿈꾸라 또 꿈꾸라 _268
사붓사붓 내리는 눈발 _276
작가의 말 _286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디서부터 이야기하면 좀 깊숙이 마음 따라 느껴질까. 아버지는 엄마가 나를 업고 왔을 때를 이렇게 회상하곤 하셨다.
“미국에서 케네디가 암살 되고 얼마 안 되었을 때였지. 엄마가 너를 안고 인천에서 왔더라.”
그해 11월 엄마는 둘째인 나를 업고 안고 아버지한테 왔다고 하셨다. 다행히도 나는 엄마 아빠 ‘부모’ 밑에서 자란 것이다. 살아가면서 부모로 인해 행복하든 슬프든 부모가 있는 삶 속에 사는 것은 아주 다행스러운 일이다. (…중략…)
전쟁의 폐허 속에 아버지는 어떻게 함경도에서 여기까지 내려오셨을까. 생각만 해도 바다에 둥둥 떠서 부딪기고 위험천만 속에 살아가는 삶일 것 같은 전쟁의 상흔과 기억의 상처, 그것은 아버지를 삶의 회오리 속에서도 꿋꿋한 삶을 살아가신 전형적인 ‘함경도 아바이’의 모습으로 남게 했다. ‘그렇게도 살았는데 무서울 것이 무엇이더냐.’ 하지만 아버지는 그렇게 태연하지도, 그렇게 대범하지도 않으신 조금은 덜 낙관적이고 조금은 덜 긍정적인 아버지셨다.
이 저녁, 나는 아버지의 웃음이 생각나지 않는다.
- 내일은 아빠 본다 내일은 엄마 본다
꿈 같습니다. 그날이.
눈이 다시 내립니다. 젊은이들이 카메라 폰으로 하늘을 향해 셔터를 누르며 눈을 찍고 있습니다. 눈을 찍을 수 있는 아름다운 광경 속에, 겨울에 가신 아버지를 카메라 폰으로 많이 찍어 두지 못한 것을 얼마나 아쉬워하는지요.
그때는 스마트폰이 많지 않아, 아버지를 찍을 기회가 없었어요. 지금이라면 내가 아버지를 향해 얼마나 많은 셔터를 눌렀을까요.
아픈 모습이라도 아버지의 동영상을 갖고 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동영상은 아버지의 움직이는 마음까지 읽을 수 있으니까요.
사붓사붓 눈이 내립니다.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나는 그렇게 입을 다뭅니다.
사붓 사붓 눈발이 공기를 이기고 사르르 지나갑니다.
- 사붓사붓 내리는 눈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