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91310513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13-12-16
책 소개
목차
첫 번째 잔_ stranger in paradise ... 사토 시마코
두 번째 잔_ 제비꽃 커피와 연꽃 젤리 ... 가와구치 요코
세 번째 잔_ 내 사랑 모이즈…… 모카 마타리의 유혹 ... 아오메 우미
네 번째 잔_ 비 오는 날에는 킬리만자로를 ... 유즈키 케이
+한 잔_ 커피 마시기 좋은 날 ... 유즈키 케이
리뷰
책속에서
어느 날 공연한 호기심이 생겼다. 스미레 씨와 렌게 씨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행복한 날이 많았을까, 불행한 날이 많았을까? 하루는 날씨 얘기를 하듯 대수롭지 않게 두 자매에게 물어보았다.
“두 분은 삶이 행복하세요?”
“그럼요. 행복해 보이지 않나요?”
렌게 씨가 간결하게 대답했다. 렌게 씨의 우아한 어미가 진한 커피에 떨어뜨린 우유 한 방울처럼 침묵 속에 녹아들자 스미레 씨가 입을 열었다.
“나는 이불 속에 들어가 잠을 청하는 밤이면 그날 하루도 행복하게 보냈다고 생각해요. 그런 날들의 연속이 행복한 인생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요즘 들어 푹 잠든 날이 언제였는지 떠올려보려 했으나 쉽사리 떠오르지 않았다.
(48-49p, <제비꽃 커피와 연꽃 젤리> 중에서)
그가 언제 자취를 감추었는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농후한 모카 마타리 향이 퍽 오래 곁에 머물러서 그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얼른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는 홀연히 사라지지 않고 서서히 사라져갔다. 날마다 내게서 시나브로 사라져가다 마침내 소멸했다. 그런 기분이 들었다. 모이즈는 그렇게 사라졌다.
(76p, <내 사랑 모이즈…… 모카 마타리의 유혹> 중에서)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 통에 도료가 천천히 마른다.
평소보다 완성하는 데 시간이 걸려서 오늘은 작업량을 다 채우지 못했다.
그래도 스스로 정한 업무 시간을 지키고 싶어 그만 일을 마쳤다.
잔은 다 마르고 나면 미미하게 색감이 달라진다.
일반인이 보면 분간하지 못할 정도겠지만.
오늘 들은 음악은 조니 미첼의 《블루》다.
커피는 킬리만자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다.
(92p, <비 오는 날에는 킬리만자로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