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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1508477
· 쪽수 : 221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카페 노스탈지
라 쿠폴
오텔 뒤 노르
카페 드 플로르
라 모스케
2장 카페 인텔로
레 제디퇴르
르 카페 데 파르
라 벨 오르탕스
라 로통드 드 라 뮈에트
로그르 아 플륌
3장 카페 뮤직
셰 아델
오 샤 느와르
4장 카페 갤러리
라 팔레트
라 푸르미
모가도르
5장 카페 뮤제
카페 카를뤼
카페테리아 뒤 뮤제 로댕
르 카페 마를리
6장 카페 뷔
카페 보부르
르 퓌므와르
라 페토디에르
셰 프랑시스
몽테카오
라 그랑드 에피스리
7장 카페 컬쳐
오 파를르와르 뒤 뷰 콜롱비에
르 장고
르 메카노
라 샤레트
랑트르포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1장 카페 노스탈지Cafe Nostalgie
생 마르탱 운하에 가보았느냐고 친구들이 물어오면 나는 얼른 하던 얘기나 계속하라며 그 순간을 얼버무리곤 했고, 그때마다 피할 수 없는 숙제를 떠안은 기분이었다. 가봐야지, 내일이라도 당장 가야지, 하는 마음의 숙제. 솔직히 파리 지도(서울에 비해 얼마나 작은지 아담하다는 느낌조처 든다)를 펼쳐 운하를 찾아본 적은 있었다. 지도 속에선 별것도 아니었는데……. 하지만 플로렐이 목소리를 높여가며 이야기하는 카페가 대체 어떤 곳인지 정말로 궁금해졌다. 나는 슬그머니 혼자 그곳을 찾아갔다. 스스로 내켜서 가는 게 아니었던 터라, 내 발길은 거북이걸음마냥 느릿느릿했다. ―본문 21쪽, <오텔 뒤 노르Hotel du Nord>
오랜만에 혼자 모스케를 찾았던 이른 봄날, 문득 옆 테이블 사람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인 듯, 시나리오에 대해 토론을 하다가 촬영 장소로 화제가 흘러갔다. 누군가 이곳에서 영화를 찍고 싶다고 말을 꺼낸 것이다. 잠시 동안 그 사람들의 수다를 엿들으며 혼자 킥킥거리다 번쩍 정신이 들었다.
맙소사. 어느새 내 테이블에 손님이 와 있다. 엉뚱한 생각을 하느라 과자접시에 참새들이 몰려든 것도 몰랐던 것이다. ―본문37쪽, <라 모스케La Mosqueee>
2장 카페 인텔로Cafe Intello
입구에 무겁게 드리워진 진청색의 긴 벨벳 커튼마저 나를 망설이게 했지만, 용기를 내어 ‘편집자들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밖에서 느끼던 것과 달리 실내 분위기는 아주 편안했다. 사각 테이블과 둥근 의자, 책으로 빽빽한 서가의 앙상블은 모던하지만, 막상 앉으니 오래된 도서관에 온 것 같은 편안함이 느껴졌다. 실제로 서가에 있는 책은 마음대로 꺼내 읽을 수 있다. 말하자면 이곳은 북카페로,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켜놓고 일하는 손님들이 많다. ―본문 41쪽, <레 제디퇴르Les Editeurs>
파리 카페들은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열며 자신만의 특성과 전통을 확고히 다져왔다. 카페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 가운데 파리에 가장 어울릴 만한 것으로, ‘카페 필로Cafe Philo’ 문화가 있다. 카페에 모여 철학토론을 하는 것으로, 토론 주제를 카페에서 미리 고지하기 때문에 관심 있는 사람은 정해진 시간에 그곳에 가기만 하면 된다. 물론 주머니에 커피값 2유로 정도는 지참하고서. ―본문 47쪽, <르 카페 데 파르Le Cafe des Phares>
5장 카페 뮤제Cafe Museee
멋들어진 두 개의 박물관이 나란히 샤이오Chaillot 궁전 정원을 바라보며 서 있는 장면은 상상만으로도 멋지다. 두 박물관 사이에 있는 넓은 테라스 끝으로 다가가면 샤이오 정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파리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전망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박물관이 약간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그야말로 그림 같은 장면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다. 정원을 가로질러 그 건너편에는 에펠탑이 서 있는데, 정원으로 내려가면 에펠탑까지 이어지는 길이 나온다. ―본문 119쪽, <카페 카를뤼Cafe? Carlu>
햇빛 좋은 날, 이곳 회랑의 풍경은 압권이다. 루브르의 피라미드가 바로 내다보이는 테라스에는 의자가 모두 난간을 향해 놓여 있다. 그곳에 앉아, 거칠 것 없이 들어오는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로 빈자리가 없을 정도다. 근처의 고급 공무원이나 세계 유명인사들, 모델, 관광객으로 항상 붐비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한가하고 조용한 틈을 만나기가 어려운 곳이다. 하지만 추운 겨울, 햇빛이 없을 때 가면 그 넓은 테라스를 혼자 차지할 수도 있다. 겨울에도 그곳은 열려 있으니 걱정할 것 없다. ―본문 131쪽, <르 카페 마를리Le Cafe Marl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