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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1555839
· 쪽수 : 320쪽
책 소개
목차
0. 머리말 : 지도를 펼치며 007
A. 무대 한가운데 015
A-01. 불타 오르네!-무용(無用)에의 열정 017
A-02. 무용(舞踊)에의 열정-몸으로 배우다 025
A-03. 사과나무 한 그루 032
A-04. 인생은 라이브, 라이브는 인생 038
B. 시처럼 살기 049
B-05.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051
B-06. 사평역에서-세상의 끝에 내리는 눈 060
B-07. 긍정적인 밥-세상엔 두 종류의 밥이 있다 069
B-08. 어린 시인들에게 부치는 편지 077
B-09. 어쩌다 시를 만난 어린 시인들에게 보내는 편지 081
B-10. 유재복의 첫 시집 『한밤의 진동』에 붙이는 소소한 사족 086
C. 나만의 지리학 095
C-11. 인 간은 정말로 매우 특별한 생물일까?-사회 생물학
에 대한 몇 가지 멍청한 생각 097
C-12. [ PG-0] 조병준의 퍼스널 지오그래픽 108
C-13. [ PG-1] 여자, 남자, 인간-몇 편의 페미니즘 SF를 읽
으며 떠오른 짧은 생각 110
C-14. [PG-2] 사촌들을 위하여 122
C-15. 제 친구 식물들하고 인사하실래요? 137
C-16. 무너지는 다리들 145
C-17. 사과의 전설-아담이 사과를 먹었다, 뉴턴이 사과에
머리를 맞았다. 그리고… 154
C-18. 점,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찾아내다 167
D. 오지랖 넓은 인생 177
D-19. 세상의 모든 가족 179
D-20. 피의 노래, 뿌리의 노래 188
D-21. 어떤 코리언 드림 199
D-22. 코시안은 없다 207
D-23. 어느 멋진 가족 213
D-24. 사람과 동물, 함께 살아간다는 것 220
D-25. 평화라는 이름의 중력-종교 간 대화의 한 시도 230
E. 길 위에서의 충고 241
E-26. 뒷사람 것까지 243
E-27. 프리랜서 또는 백수 건달을 위하여 257
E-28. 일등도 아닌 것이, 꼴등도 아닌 것이 275
E-29. 젊은 배낭 여행자들에게 287
E-30. 노동과 수련, 또는 운동과 수련 296
0. 에필로그 303
0-31. 다시 순례길을 준비하면서 305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지도를 펼치며 [책 속으로 ; 머리말 中]
글쟁이로 살아 온 세월이 그럭저럭 30년 다 되어 간다. 첫 책 『나눔 나눔 나눔-조병준과 함께 나누는 문화 이야기』(박가서.장-수류산방의 전신이다)가 나온 게 1997년이었다. 그 뒤로 열 권의 책이 더 나왔다. 판단의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만하면 글쟁이로서 아주 폭망한 인생은 아니다. 세상사 이것저것에 다 오지랖을 부리던 나, 온갖 잡다한 대상에 서툴디 서툰 촉수를 들이밀던 나, 그러면서 건진 해답이라며 여기저기 세상에 글 무더기를 던진 나. 그런 내가 있었다.
30대 말부터 50대 말까지 20여 년의 시간, 글 써서 쌀을 팔고 책을 사고 비행기표를 샀다. 밥벌이를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세상에 그 숱한 글 무더기를 던진 건 세상은 왜 이 모양으로 생겼는지, 나는 또 왜 이러고 살고 있는지, 그 의문 부호를 마침표 또는 최소한 말줄임표로라도 바꾸고 싶었던 욕망 때문이었다.
첫 책을 낸 이후 세상에 내보낸 글들 중, 책으로 묶이지 못한 글들을 묶기로 했다. 이런저런 매체에 실렸던 글들을 한 번 털어 보기로 했다. 세상 모든 것에 존재하는 유통 기한 또는 유효 기간이 글이라고 없을까. 당연히 다시 읽으니 쯧쯧 혀 차게 만드는 글도 많다. 그래도 당시를 기억하는 촉매의 구실도 있을 것이고, 지금 여기의 상황에도 여전히 조금이나마 유효한 이야기들도 있으리라. 그런 가냘픈 믿음에 매달려 이 ‘흩어진 구슬 서 말 꿰기’ 작업에 매달렸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라는 옛말이 틀리지 않음을 확인했다. 여기저기 잡지, 또는 공동 저자 단행본에 흩어진 글들은 심지어 내 기억에서도 지워져 가고 있었다.
세상에 흩어진 내 글들을 모아 보면, 어설프게나마 지도 한 장은 그려지지 않을까 하는 믿음 또는 바람에서 출발한 작업이 이렇게 일단 마무리되었다. 내 인생의 지도 한 장, 또는 내가 사는 세상에 대한 지도 한 장…. 열심히 그린다고 그린 지도가 오히려 길을 잃게 만드는 지도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 하지만 또 여행길에선 가끔 길을 잃는 재미도 쏠쏠하지 않은가. 어차피 누구의 인생이든 한 번뿐인 탐험으로 그려 가는 지도 한 장인 건 다 마찬가지일 테니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퍼스널 지오그래픽 [책 속으로 ; 에필로그 中]
“가도가도 끝없는 황금 밀밭 사이를 걸으며 어린 왕자와 여우를 기억해 본 적이 있는가? 여섯 시간을 화살처럼 꽂히는 장대비 속에서 걸으며 덜덜 떨어 본 적이 있는가? 차가운 바람이 휘몰아치는 언덕 위에서 저 아래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내려다본(올려다보는 것이 아니었다!) 적이 있는가? 천지사방에 들리는 소리는 오로지 바람과 새소리뿐인 풀밭 위에 덜렁 드러누워 아득한 잠에 빠져 본 적이 있는가? 사방에 불빛은 하나도 없고, 하늘 한복판에 은하수가 정말 거대한 강물처럼 흐르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내 발길이 닿을 수 있는 곳, 내 생각의 길이 뻗어 나갈 수 있는 곳, 내 독서와 경험의 지평선이 닿는 곳, 그리고 내 상상력의 무지개를 넘어선 곳, 그 곳이 내 「퍼스널 지오그래픽」이 담고 싶은 내용이다. 지금까지 내가 쓴 모든 글은 이를테면 다 내가 몸으로, 마음으로 걸어온 길의 기록이다. 모험 또는 탐험이라 부르기엔 쑥스럽지만, 어쨌든 내 정신이 헤매고 다녔던 내 나름의 오지 체험의 기록이다. 어느 아주 개인적인 지리학 수업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