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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6018971
· 쪽수 : 208쪽
책 소개
목차
나를 울리는 소리 / 편집부
야옹야옹 / 이현호
저기 사람이 있다 / 다린
아, 이게 무슨 소리니 / 박상
소공녀 / 권효현
소리, 반복, 일상, 망각 / 김안
주란아 / 이주란
악흥의 한때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 박은정
울음과 울림 / 람혼 최정우
빗속의 빗소리 / 구현우
나를 둘러싼 상자가 허물어질 때 / 말로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면 / 정진영
홍콩느와르 키드의 생애 / 이현철
Path5 / 손미
나를 울리는 소리 / 주상균
경계선 너머 / 정이재
소리 없는 초록빛 관종을 보기 위한 알림 / 김인숙
나를 울린 소리들 / 조병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은 조용함을 견딜 수 없어서 무너지는 것은 아닐까. 기둥이나 대들보가 아니라 사람의 발걸음 소리, 웃고 울고 떠드는 소리가 집을 떠받치는 것은 아닐까. 바람이 빠지는 풍선처럼 안에 소란함이 없는 집은 그렇게 허물어지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니 조금 전까지 나이 때문에 시끄러웠던 마음도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닌 듯싶었다. 내가 집이라면 마음은 거기에 사는 사람일 테니. 번잡한 마음이야말로 살아있다는, 내가 아직 나이를 덜 먹었다는 증거 같았다.
― 이현호, 「야옹야옹」
나를 이루던 것들이 나를 떠나가거나 그들로부터 내가 떠나야 하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어쩔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무언가 도둑맞은 것처럼 슬퍼졌고, 내 마음은 덩그러니 남겨진 채, 마치 떨어지는 물병 속의 물처럼 세차게 흔들렸다. 기울어지는 마음을 따라서 과거의 기억들이 마구 튀어나와 내 머릿속을 이리저리 굴러다녔다. 널브러진 기억을 정리하려고 보면 시간에 산화되어 이제는 읽지 못하게 된 것들이 있었고 그럴 때면 나는 더욱 혼자가 된 것을 실감했다. 우리라는 건 나만이 가진 기억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다린, 「저기 사람이 있다」
당장 휴대폰 화면을 상판대기 앞에 비춰보니 최근 출간한 장편소설 첫 인세가 꽂힌 것이었다. 돈 떨어져서 떨고 있었는데 눈물이 뚝 떨어졌다. 아아, 이것이야말로 진정 나를 울리는 소리가 아닌가! 나를 울리려면 이 정도 소리는 내줘야 하는 것 아닌가!
― 박상, 「아, 이게 무슨 소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