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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중동/튀르키예소설
· ISBN : 9788991762435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07-10-3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 너의 죄는 말이야, 프로피. 네가 적을 사랑하고 있다는 거야. 적을 사랑한다는 것은 말이야, 프로피, 비밀을 알려주는 것보다 더 나빠. 적들에게 무기를 파는 것보다도 나쁘지. 심지어는 적에게 넘어가서 그들의 편에서 싸우는 것보다도 더 나빠. 적을 사랑하는 것은 최고의 배신이야. 가자, 치타. 우리는 가는 게 좋겠어. 외출금지가 곧 시작될 거야. 게다가 배신자와 같은 공기로 숨 쉬는 것은 몸에 나쁘거든. 지금부터 치타, 네가 부사령관이야. 네가 할 일은 그냥 입을 다물고 있는 거야."
내가? 스티븐 던롭을? 뱃속이 안쪽으로 무너져내려 그 안에 있던 모든 것이 눌리는 느낌, 우믈 속으로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마치 뱃속에 또 다른 배가, 깊은 구덩이가 있어서 모든 것이 그 안으로 쏟아져 들어가는 것 같았다. 사랑한다고? 그 사람을? 거짓말이야. 최고의 배신이라고? 그런데 왜 어머니는 사랑을 하는 사람은 배신자가 아니라고 말하신 거지?
벤 허와 치타는 벌서 멀리 가고 없었다. 속에서 고함이 터져나왔다.
"너흰 정신 나갔어! 미쳤어! 나는 던롭을, 그 메두사 같은 얼굴을 싫어해! 나는 그 사람이 싫어! 그 사람을 혐오해! 경멸한다고!"
배신자. 거짓말쟁이. 비열한.
숲은 텅 비어 버렸다. 최고사령부는 사라졌다. 곧 어두워지고 외출금지가 시작될 것이다. 나는 집에 가지 않을 것이다. 산으로 들어가 산 소년이 될 것이다. 혼자 힘으로 살 것이다. 영원히,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따라서 배신자도 되지 않을 것이다. 어디든 속한 사람만이 배신을 하는 법이다.
소나무와 사이프러스가 바스락거리며 속삭였다. 내게 속삭였다. 입 닥쳐, 비열한 배신자.
- 본문 108~109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