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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2219174
· 쪽수 : 126쪽
· 출판일 : 2008-12-10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참깨꽃 / 어린 물고기는 풀잎을 물고 / 목련, 달빛을 봉하다 / 서슬이 거기 있었다 / 빗방울 꽃 / 새물내 / 시리다, 눈 / 적막 / 살구꽃 / 물가죽 북 / 세수법 / 스윽, 지나간다 / 배꼽이 피었더라지
제2부
귀울음 / 진통이라는 말 / 바람의 무늬 / 나무 / 코끼리 무덤 / 뒤축을 꺾다 / 노숙 / 아직은 아녀 / 찔레나무 / 곶감 / 늙어간다는 것 / 바위를 옮기다 / 뚜껑
제3부
문안 / 남도횟집 / 빨간 모자를 쓴 사내 / 도배를 하다가 / 작은 손 / 힘의 균형 / 다도해 / 연꽃무늬 文身 / 시도 때도 없이 눈물, 동백 / 別 / 우리의 생활 / 강가에서 / 풍경風磬 끝에 매달린 물고기나 되어 / 낮달
제4부
독작 / 매화차 한 잔에 눈 멀고 / 따뜻한 유물 화로 / 노을, 그 빛나는 그물 / 발을 묶다 / 부음 / 숲으로 가는 곰 인형 / 한낮 / 좌익 / 족적 / 밥상 / 첫눈 / 저물녘
저자소개
책속에서
발 동동 구르는 순간이라고만 해 두자
누가 멀리서 부르는 소리는 아마도 천 년 전에 외쳤던 그리움이라고만 해 두자
꽃잎은 풀잎에도 맺히고 돌과 강물과 심지어 등 돌린 시간의 야윈 등뼈에도 멍울져 있을 테지
그것들이 바람에 쓸려 일제히 몰려가는 곳에 퇴적된 시간의 켜가 굳어 있을 테지
참으로 활기찼던 하루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스러져가는 것을 망연함이라고 할 텐가?
차라리 아쉬운 목숨이라도 하나쯤은 질질 끌고 가라고 맨발로 따라 나서는 건 어떠하겠나?
결국 모든 새들이 날개깃 아래 부리를 묻고 스스로 어둠에 갇히는 시간이라고 해 두자
아예 하늘도 지상으로 통하는 문을 닫고 인간의 기도를 외면하는 시간이라고 해 두자
오직 침묵만이 어둠을 관통하여 천년 후에까지 닿을 수 있을 테지
눈을 감으면 전생에서 내세로 건너뛰는 삶이 보이기도 한다는데
아무튼 저물녘이란 고요함만으로는 견딜 수 없는 발광의 순간이라고만 해 두자
아니 그러하겠는가, 기실은 - 본문 '저물녘'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