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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2219471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13-10-2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간절기/ 거울 속 거미줄/ 불협화음/ 소리 수용소/ 유리창 속의 거울/ 작은 밤나무의 달/ 자물쇠/ 번짐꽃/ 계절병/ 코뿔새/ 터널이라는 계절/ 창문을 열어도 될까요/ 꽃들의 저녁은 누가 위로해주나/ 일식
제2부
집중의 힘/ 동피랑새/ 물이 자라는 이유/ 사소한 기별/ 식물성 오후/ 오후 4시의 말/ 인디안 썸머/ 추파秋波/ 이상한 새/ 딜레마 존/ 술잔과 술잔 사이/ 나선형의 저녁/ 인썸니아
제3부
마중/ 춤추는 식물/ 대성목욕탕/ 꽃무늬 벽지/ 겨울로부터 온 통증/ 버뮤다/ 나는 날마다 태양을 먹는다/ 선재도/ 오래된 靑春/ 연접의 방식으로/ 작설雀舌/ 사라진 바다/ 물여우
제4부
겨울로 걷는 나무/ 먼곳이 아프다/ 마른 장마/ 가로수는 나이테를 만들지 않는다/ 눈, 길/ 허공뿌리/ 손톱새/ 소리가 익어간다/ 겹/ 그리움은 삭제되지 않는다/ 어두워지는 나무/ 빗방울은 먼 곳을 품고 있다/ 봄의 완성/ 만삭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침이 달려드는 것이라면
저녁은 천천히 스며드는 것이다
하루가 다 지난 공원에
의자가 둥글어질 때까지
오래도록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눅눅해진 소리들이 내게로 흘러들어온다
길 위에 낙엽들이 뒹군다
몸이 놓쳐버린 마음일까
제대로 푸르러 보지도 못했던 고백들
황홀하게 침식하는 방식으로
슬픔도 오래되면 권태를 닮아간다
다독일수록 어긋나는 것들이 있다
어둠 속에서 딱딱하게 굳어가는 더듬이로
우리는 무엇을 해석해낼 수 있을까
쉽게 건널 수 있는 마지막은 없다
나선형의 길 끝에 심장 하나 묻어두고
기억만 남아있는 저녁이
어둠 속으로 천천히 번져가고 있다
― '나선형 저녁'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