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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92309189
· 쪽수 : 198쪽
· 출판일 : 2008-11-27
책 소개
목차
1부 사랑의 불행한 결과
1. 연통관
2. 겨우 몇 센티 작아졌을 뿐인데
3. 식구가 늘어나다
4. 신데렐라, 뇌관을 터뜨리다
5. 권력을 거머쥔 어린 것들
6. 일식
2부 불운의 영광
7. 작달막 전하
8. 다시 마음을 사로잡다
9. 포뮬러 원 경주
10. 호기심이 지나친 남편
11. 좌충우돌 아빠
12. 용서할 수 없는 과오
3부 고난과 구원
13. 불한당의 추방
14. 살인미수
15. 연대감의 증표
16. 약자에게 구원의 손길을
17. 나사로가 무덤에서 나오다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주례를 보던 사제가 신랑 신부에게 의례적인 질문들을 던지고 뒤이어 정절을 지킬 의무라든지 병에 걸렸을 때 서로 도울 의무를 환기시킨 다음 반지를 교환하게 했는데, 레옹은 솔랑주에게 입맞춤을 하기 위해 까치발을 들어야 했다. 솔랑주는 하얀 웨딩드레스가 더러워지거나 이마에 두른 화관이 떨어질까봐 차마 몸을 굽힐 수가 없었기에, 레옹의 허리를 감아 그의 몸을 자기 입 높이까지 번쩍 들어 올려야 했다. 솔랑주의 팔에 안긴 레옹은 라이트급 선수처럼 그야말로 땅바닥으로부터 몇 센티 위 허공으로 올려졌다. 그리고 이 같은 사랑의 제스처에 가슴이 뭉클해진 하객 일동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 본문 중에서
아직까지는 남자가 여자보다 큰 경우가 대세인 마당에, 여자가 자기보다 키 작은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건 도량이 넓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사람들은 여기에서 바람직한 전조를 읽었다. 마침내 남성 우월주의가 위태로워진 것이다. 자그마한 체구의 남자가 거인 같은 여자와 결혼을 할 수도 있고, 성숙한 여인이 나이 어린 청년을 탐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구시대의 편견들은 이제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레옹의 유일한 야망이라곤 자신의 아내를 사랑해주면서 그녀가 원하는 만큼 아이들을 갖게 해주는 것뿐이었다. 주변의 수컷들은 분노했다. 난쟁이 똥자루 같은 녀석이 그토록 아름다운 여인과 잠자리를 같이하다니, 생각만 해도...! - 본문 중에서
이 얼마나 기품 있는 선택인가! 육중한 바오밥 나무가 되느니 차라리 자그마한 분재(盆栽)가 되기로 한 것 아닌가! 머리카락으로 천장을 쓸고 다니는 꺽다리들 가운데 그를 부러워할 이가 얼마나 많을 것인가! 더군다나 그의 거시기는 기능이 완벽하게 보존된 상태가 아니던가! 마누라가 원할 때마다 어김없이 제 기능을 발휘하는 큼직한 물건을 갖는 것 외에 인생에 있어서 그 무엇이 중요하단 말인가! - 본문 중에서
이봐요, 형씨. 그걸 알아야 돼요. 여자들이란 모두 자기 남편을 어린아이로 바꿔놓는다고요. 결혼이란 게 다 그런 거라니까. 남편을 굴복시키고, 길들이고, 엄마처럼 보살펴주는 법이라고요. 처음에는 ‘나의 커다란 야수’라고 부르지만, 그 다음에는 ‘내 남자’라고 부르고, 그러다가 결국에는 ‘우리 아가’라고 부르고 말거든. - 본문 중에서
“하지만 왜 하필이면 저죠?” “그거야 저도 알 수 없죠. 장차 도래할 부성(父性)의 변모를 당신이 예고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미래에는 모든 아버지들이 어머니들을 수태시키고는 이내 사라질 지도 몰라요. 암컷 사마귀가 자기 새끼들의 아비인 수컷 사마귀를 죽여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 본문 중에서
이렇게 그들의 대화에서 레옹은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밤이면 모두 그의 꿈을 꾸었다. - 본문 중에서
레옹은 처음에는 한 여인의 남편으로 시작했다가는 그녀의 아들이 되어버렸고, 다음에는 아이들의 장난감이 되더니, 이제는 아예 온 가족이 제거하지 못해 안달인 벌레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는 인간 세계의 변두리를 영원히 떠돌다가 시간의 균열 속에 삼켜질 운명이었다. 문은 이미 닫혀버렸고 그는 화면에서 사라져버린 것이다. - 본문 중에서
기적은 재앙의 반대쪽 경사면이다. 재앙이 무고한 이들과 죄인들을 무차별적으로 내리칠 때, 기적은 애통해하는 이들에게 보상을 해준다. - 본문 중에서
그는 벤치에 털썩 주저앉아서 두 손으로 머리를 쥐고는 어린애처럼 울기 시작했다. 자신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는 행인들이나 보모와 함께 지나가며 손가락질을 해대는 아이들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간 너무나 많은 시련을 겪으면서 정신이 단련된 그였기에 그 정도는 대수롭지 않았다. 그가 흘리는 눈물은 기쁨의 눈물인 동시에 비탄의 눈물이었다. 아울러 인생의 어느 한 시기에 고하는 작별이자 새로운 삶에 건네는 인사였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