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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92713160
· 쪽수 : 364쪽
· 출판일 : 2025-04-15
책 소개
목차
1. 술과 요리 이야기가 있는 주막의 탄생 〮
2. 10만 냥, 은의 행방 〮
3. 일곱 서자의 옥사 〮
4. 육조거리의 대소동 〮
5. 도문대작에서 만난 이이첨과 허균 〮
6. 허균의 입궐 〮
7. 수상한 승려들 〮
8. 왕이 미쳤다 〮
9. 허균의 왕 만들기 대작전 〮
10. 진짜 왕과 가짜 왕 〮
11. 백성 곁에서 〮
12. 거사하자 하였습니까?
13. 500명의 홍길동 〮
14. 왕보다 백성을 웃게 하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명당은 친구의 특별한 아우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영특한 상이야. 영웅의 얼굴이야. 때를 잘 타고 나기도 했고, 때를 못 맞춰 태어나기도 했고….”
허봉은 사명당이 하는 말이 예삿말이 아님을 알아차렸다. 사명당은 스승인 서산대사와 도술 대결을 펼칠 만큼 신력이 뛰어난 승려였다.
“유정, 대체 그게 무슨 말인가? 균이 영웅의 상이라고?”
“이 아이는 후대에 크게 이름을 날릴 것일세. 조선 최고의 문인으로 숭앙 받을 거야. 허나….”
“왜? 살아서는 빛을 못 보겠나?”
“300년을 앞선 머리니 혁명을 하려 들 것일세. 나라를 뒤엎으려 할 것이야.”
홍길동전은 세상에 나오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다. 도성 내 양인들은 물론 지방 아녀자들까지 웃돈을 주고 그 책을 구하려 들었다. 하지만 저잣거리에 돌고 있는 홍길동전은 가난한 유생들이 소일거리로 작업한 필사본이었다. 허균이 홍길동전을 정식 출판하지 못한 것은 내용이 불온해서였다. 비록 허구이고 소설 속의 홍길동이 의적이라고는 하나 의적도 엄연한 도적이었다. 도적질은 법을 깔보는 짓이었고, 제도를 부정하는 짓이었다. 그런 읽을거리를 썼다는 자체가 대역죄에 해당했다.
광해는 탄성을 질렀다.
“아름답구나. 이곳은 천국이더냐?”
“아닙니다. 이곳은 도성 서쪽 반송방(盤松坊)이라 하는 곳입니다. 왜란 전만 해도 그늘이 수십 보에 이르는 반송이 일대를 뒤덮고 있었다 합니다.”
밥상같이 둥글게 자란다는 소나무 ‘반송’은 보이지 않았지만, 붉은 기둥이 유려한 육송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숲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광해는 자신이 다스리는 조선이 이토록 아름다운 나라라는 데 자부심을 느꼈다.
뒤를 돌아보니 소나무 숲 사이로 방금 통과해 지나온 성벽이 눈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