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생명과학 > 생명과학
· ISBN : 9788992985147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09-09-01
책 소개
목차
머리말
감사의 글
한글 번역판 출간에 즈음하여
감수의 글
제1장 생명의 CD : 유전자
실맨
DNA 마니아
유전자 결정론
이기적 유전자
생명은 단백질 수프가 아니다
또 다른 은유 이야기
제2장 3만 개의 파이프로 된 오르간
중국 황제와 가난한 농부
유전자의 폭발적인 조합
3만 개의 파이프로 된 오르간
제3장 악보 : 어떻게 만들어질까?
유전체는 생명의 책인가?
프렌치 오믈렛
언어의 모호함
실맨의 귀환
제4장 지휘자 : 하향적 인과관계
유전자는 어떻게 연주할까?
유전자는 프로그램인가?
유전자 발현
하향적 인과관계
하향적 인과관계의 다른 형태들
생명의 프로그램은 어디에 있을까?
제5장 리듬 : 심장 박동과 시스템 생물학
심장 박동의 리듬
심장 리듬의 통합적인 레벨
시스템 생물학은 생기론이 아니다
시스템 생물학은 환원주의도 아니다
자연스런 리듬들
제6장 오케스트라 : 기관과 신체의 시스템
노바티스 재단 논쟁
Bottom-Up의 문제
Top-Down의 문제
Middle-Out 접근법
신체의 기관
가상 심장
실맨, 적도에서 섬을 발견하다
제7장 음계와 음조 : 세포의 하모니
실맨의 실수
세포 분화의 유전적 기초
음계와 음조
다세포 하모니
라마르크주의
제8장 작곡가 : 진화
중국의 문자 체계
유전자의 모듈방식
유전자-단백질 네트워크
예비 안전장치
파우스트와 악마의 계약
생명의 논리
위대한 작곡가
제9장 오페라극장 : 뇌
우리는 세계를 어떻게 볼까?
아지즈의 레스토랑에서
행동과 의지: 생리학자와 철학자
레벨 사이의 이동
자아는 신경이 아니다
냉동된 뇌
부활한 자아
제10장 커튼콜 : 음악이 끝나다
목성인
자아와 뇌에 관한 문화의 역할
은유로서의 자아
음악가는 사라진다
리뷰
책속에서
‘생명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다양한 방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첫째 방법은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관점에서조차 여러 답변이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은 과학자들마다 이 문제를 다르게 이해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같은 시대에서도 이 질문에 대해 매번 새롭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만큼 생물학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우리가 생명을 바라보는 방식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많은 의문이 풀렸지만 계속해서 더 많은 의문이 제기되었다. 우리가 찾아낸 답변은 그 동안 추구한 탐구 과정을 반영하고 있다. 1950년대 이후 우리는 살아있는 시스템을 가작 작은 구성요소로 분해함으로써 개별 유전자와 분자에 도달하였다.
예를 들어, 중년에 이르러 심장병으로 사망하게 하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 이 인과사슬의 거의 모든 주요한 과정은 알지만, 정확히 어떤 특정 개인에게 어떤 식으로 심장병이 발생되는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한 예는 인간유전체사업(Human Genome Project)이 발표될 당시 낙관론자들이 예측했던 만큼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보건의료 서비스에 도움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
왜 그럴까? 이제 그 이유를 깨닫기 시작했다. 이는 낮은 레벨에서 일어나는 일이 보다 높은 레벨에서 일어나는 일과 어떤 관계를 갖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는 분자 메커니즘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 다음 도전은 더욱 높은 레벨로 우리의 지식을 넓히는 것이다. 살아 있는 시스템 전체를 지배하는 프로세스를 밝히는 데 우리의 지식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우리가 유전자로부터 암호화하는 단백질 혹은 단백질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시선을 돌리자마자 문제는 매우 복잡해진다. 이제 분자와 유전자 데이터를 해석하고 또 이것을 토대로 ‘생명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거대 담론에 관해 참신하고 유용한 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그 복잡성부터 이해해야 한다.
1944년 에르빈 슈뢰딩거(Erwin Schr?dinger, 1887-1961)는『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저술했다. 이 책에서 그는 유전암호가 ‘비주기적 결정(aperiodic crystal)’, 즉 규칙적인 반복성이 없는 화학 서열이라고 정확히 예측하였다. 그의 많은 통찰은 그 후에 우리가 배운 것들과 잘 연결되어 있다. 그는 100쪽도 안 되는 책으로 생물학의 기본 패러다임을 이동시켰던 것이다.
이 책은 시스템 생물학에 관한 것이다. 또한 시스템 생물학의 필수조건과 함의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생명을 탐구하는 단계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것을 기본부터 다시 검증하려는 자세다.
분자생물학은 각 부분을 명명하고 기능을 파악하는 식의 사고방식을 요구한다. 모든 것을 구성성분으로 환원하고 철저하게 정의한다. 생물학자들은 이렇게 접근하는 데 완전히 익숙해졌으며 생물학에 관심을 가진 비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이제 우리는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 시스템 생물학이 바로 우리가 옮겨갈 곳이다. 이를 위해서는 오직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할 뿐이다. 따로 떼어놓는 대신 함께 놓고, 분해(환원)하는 대신 통합하는 것이다.
시스템 생물학은 환원주의 접근법에서부터 시작하여 앞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환원주의와는 다른 통합에 관한 사고방식을 개발해야 한다. 이것은 중요한 변화이다. 시스템 생물학에는 순수하게 과학적인 것을 넘어서는 함의가 있는데, 그것은 우리의 철학을 말 그대로 뒤집는 것을 의미한다.
시스템 차원에서 생명을 보는 것은 음악과 비교될 수 있다. 그렇다면 악보는 어디에 있고 작곡가는 누구인가? 이 책 전반에 걸쳐 되풀이되는 중심 문제는 ‘만약 생명의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것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것이다. 내 책의 주제는 이와 같은 프로그램은 없으며, 생물계의 인과관계에는 어떠한 특권을 가진 레벨이 (분자 레벨에서 개체 레벨에 이르기까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