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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3214598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13-04-05
책 소개
목차
제1부
농부는 자신이 농부인 것을 인정받으려 하지 않고 농부인 것을 자랑하지 않는다. 자신이 농부인 것이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성공이란
겨울 해가 머문다.
한 해의 마지막 달
경칩
고향은 없다
농촌에서 글 쓰는 사람들
매미는 노래하며 노는데
귀농 삼십 년 만에
떠나는 것과 머무는 것
고향에서 농부로 살려면
사공
지루하다
폭염의 선물
농촌 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것
낯선 아이들아
솔뫼농장
자랑할 것도 없고 부끄러워할 것도 없다
제2부
농부는 학문을 배우지 않아도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고,
예술을 몰라도 정서가 메마르지 않고, 종교를 믿지 않아도 윤리도덕을 잘 지키며 정신상태가 건전하다.
당연한 것
개구리 울음소리
비 내리는 날
농촌 마을에는 자유가 없다
눈 덮인 겨울 밤 1
눈 덮인 겨울 밤 2
민선생과 박선생
백합꽃 향기를 몰래 맡다
잔디밭 관리가 예삿일이 아니다
잔디밭의 모순이여!
임재범을 모르다니
진리는
나는 우물 안의 개구리
농부 되길 잘했다
농부들의 관광
농부는 낮잠을 잘망정 등산은 안 한다
도움을 준 등산객이 더 기뻐한다
제3부
농부는 살아서든 죽어서든 무명용사처럼 이름이 없다.
미녀봉 계곡에 이름 없는 수많은 농부들이 잠들어 있다.
가조면, 들마 마을
노인 천국
12월에 핀 민들레꽃
정호야, 이것이 마지막이다
준호야, 공부해라
돈 많이 벌어 너희 자식들은 고액과외 시켜라
신랑신부에게 주는 충고
왕자와 시녀
등실 어른
아버지 살아 계실 때
아버지에게 경의를
농부는 무명용사
하늘 쳐다보기가 두렵다
소보다 못한 인간들
데모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제4부
혼자 살며 농사지어 자식을 셋이나 대학 공부시키고. 또 가끔가다 부모님 시중도 들어야 하는 처지이고 보면, 삶의 무게가 천근만근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내가 지고 있는 이 짐 모두 벗어 던져버리고 히말라야 산맥의 설산에 가서 구도하며 살아볼까? 아니면 도시로 나가 원룸을 하나 얻어 빈들거리며 살아볼까?
홀로 사는 즐거움
웃다 보면
전생체험
드디어 백일을 넘기다
화를 내지 않으니 세상 살맛이 난다
이번 가을에는
꽃보다도 더 예쁠 단풍이
밥을 함께 먹을 가족이 있다는 것은
아버지란 이름
주 메뉴는 카레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한산시寒山詩를 읽다
우울의 종착점에는
돈이 세상을 지배하면
수도관을 고치며 과학과 기술을 생각한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소보다 못한 인간들
심한 난산으로 태어난 수송아지가 이튿날이 되어도 서지를 않아 수의사를 불러 진단을 한 결과 발에 이상이 있다고 했다. 깁스를 약 10여 일 해놓으면 정상적으로 걸을 수가 있을 거라고 해서 두 발 모두 발굽 위부터 무릎 아래까지 깁스를 했다.
송아지가 어미젖을 빨지 못해 내 손으로 두 번 어미젖을 짜서 송아지에게 먹이고는 젖을 짜고 먹이는 게 귀찮아서 대용유를 먹이기 시작했다.
10여 일 뒤에 깁스를 풀고, 다시 이틀이 지나자 송아지가 스스로 서고 겨우 걸어다녔다. 그때야 송아지가 어미젖을 빨았지만 이미 젖이 마른 뒤였다.
어미는 어느 정도 비육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비육을 하기로 하고 어미로부터 송아지를 분리시켰다. 송아지를 가둘 방이 어중간하여 궁리 끝에 네 마리의 어미 소들이 있는 방에다 집어넣었다. 오륙백 킬로그램이나 나가는 다른 어미 소들 속에 40킬로그램밖에 나가지 않는 이 어린 것을 집어넣은 것이다.
소의 심리 행동을 보면 어미 소들은 낯선 소와 한 방이 되면 처음 대하는 인사가 힘겨루기다. 물론 등치가 너무 차이가 나는 경우는 힘을 겨루지 않고 서열이 정해진다. 서열이 일단 정해지면 대게 강자는 약자 위에 군림하고 종종 뿔로 떠받거나 위협을 가하고 괴롭힌다. 이런 일은 소들의 나이가 많을수록 심하다. 그런데 어미 소들끼리는 그렇게 해도 어미 소(단, 송아지가 딸린 어미 소는 제외)가 다른 송아지를 떠받거나 위협을 가하는 일은 없다. 방이 너무 협소하면 모를까 어느 정도 방이 넓으면 송아지가 어미 소들에게 밟히는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송아지가 어디에 누워있으면 어미 소들이 송아지를 넘어가고 돌아가되 밟지 않는다.
송아지가 어미 소들 속에서 생활한 지 십 수 일이 되었는데, 네 어미 소들 모두가 송아지를 핥아주며 제 새끼처럼 보살피고 있다.
요즘 어른들의 아이 학대와 성추행에 대한 뉴스가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가해자가 정신이상자나 개망나니 같은 사람들도 있지만 이웃집 아저씨, 부모, 어린이집 교사, 장애인시설의 직원, 농사짓는 시골 농부, 교사, 종교인 등 연령과 직업, 신분에 예외가 없는 것 같다.
이런 사람들은 ‘소보다도 못한’ 인간이다.
가축 내지 동물은 성에 관한 한은 어디까지나 동물적이다.
대체로 수컷이 상대방이 누구든 상관을 하지 않지만, 반드시 암컷의 승낙을 필요로 한다.
동물은 인간처럼 어린 아이, 장애인, 부하 직원 등 약자를 골라서 강압적으로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하지 않는다.
(2012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