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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작가론
· ISBN : 9788993241846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24-04-2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 회향을 거부한 방랑자, 최인훈 5주기에 부쳐
1. 두 체제의 경험과 문학이라는 저항 기제 – 최인훈과 ‘원산’
2. 실존의 좌표 – 대학 시절의 최인훈과 <Grey俱樂部 전말기>(1959) 재독
3. 단절과 혁명 - 최인훈 문학의 또 다른 원형 <라울전>(1959)
4. 현실과 접속하려 우회하는 - 「수」(1961)에서 『회색인』(1961)의 실험
5. 전유와 투쟁하는 전유 – 역사의 동원과 해소로 현재와 길항하기, 『서유기』(1966)
나가며 – ‘되받아쓴’ 역사로서의 최인훈 문학
<부록 1> 최인훈이 대학 시절에 쓴 수필 <인생의 충실>과 <실존 – 계절의 위치> 전문 (발굴 자료)
<부록 2> 끝내 흩어지지 않을 목소리 - 최인훈 작가와의 인터뷰
<부록 3> 생애 및 서지 관련 보완 사항
저자소개
책속에서
1949년 원산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한 소년은, 문학에 재능이 있다고 잘 알려진 후배를 만나러 같은 학교 1학년 6반 교실로 내려갔다. 그때 흘끗 본 후배의 옆모습을, 그는 오래 잊지 못한다. 몇 년이 흘러 남한의 월계다방에서 둘은 우연히 재회를 했고, 원산 시절의 야기를 반갑게, 또 서글프게 풀어 놓는다. 훗날 한국 현대문학사에 이름을 아로새긴 두 작가, 이호철과 최인훈의 만남이 이러하였다.
최인훈은 월남 이후 사실상 처음 공식적인 지면에 발표한 글을 통해 북한에서 경험했던, 존재에 관한 선험적이고 강제적 규정 방식을 지양해 나가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인간 실존이 ‘무’의 상태로 태어나 본질을 선택할 수 있고 살아가는 과정에서 ‘전개되고 구현되’어 종내 ‘충실을 향해 비약’해가는 자유로운 존재임을 역설함으로써 말이다.
라울은 왜 예수의 사도가 되지 못했을까. 소설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바울의 행보를 통해 보여준다. 바울 역시 자신이 발 딛고 살아가야만 하는 로마 사회의 기율 - 유대교나 그리스의 율법적 전통 하에 놓여있었지만 그것을 절대적이거나 우월한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 (중략) 도리어 그는 그것들을 회의하는 자였고 그 회의 덕분에 예수로부터 사랑의 실천을 배운 후 노예를 해방하며 기독교적 혁명의 주체가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식을 깨트리지 못하는” 라울과, 바울의 차이가 바로 이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