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93255614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11-02-18
책 소개
목차
역자서문 열띤 논쟁으로 이어질 아줌마의 수다 _ 8
프롤로그 <고스트 위스퍼러>가 탄생하기까지 _ 12
1. 영혼들과의 50년 … 30
나의 이야기
2. 영혼에 관한 진실 … 68
허구와 사실
3. 흰빛 … 100
저승으로 가는 기회
4. 영혼들이 머무는 이유 … 132
나는 어떻게 이들을 보내는가
5. 장례식 풍경 … 170
본인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6. 살인과 자살 … 195
부자연스러운 죽음 뒤에 머무는 영혼들
7. 아이들 … 223
나이 어린 영혼들은 어떻게 다른가
8. 동물들 … 251
죽은 뒤에도 헌신적인 애완동물
9. 사악한 영혼들 … 268
드물지만 존재한다
10. 곤란을 자초하는 사람들 … 278
사람들은 어떻게 어스바운드 영혼을 끌어들이는가
11. 당신이 혼자가 아니란 증거 … 300
주변에 영혼이 존재하는지 확인해 보자
12. 영혼을 상대하는 법 … 321
어스바운드 영혼들로부터 스스로를 지킨다
13. 저주와 그 밖의 부정적인 에너지 … 336
막고, 제거하고, 약화시키는 방법
에필로그 글을 마치며 _ 356
리뷰
책속에서
그날 밤은 너무 평범해 평소와 다른 일이 일어날 거라곤 짐작조차 못했었다. 테드와 나는 평상시와 비슷한 시각에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잠시 책을 읽다가 불을 껐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방에 누군가가 있는 듯한 느낌에 퍼뜩 잠이 깼다. 한밤중에 잠이 깬 아이들이 몰래 방으로 기어들어와 내가 깰 때까지 침대 옆에 서서 기다릴 때 이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아이들은 이제 장성해서 분가를 했지만, 나의 ‘엄마-레이더’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었다.
눈을 뜨자마자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무서웠다고 할 수 있다. 침대 옆에 웬 남자가 서 있었기 때문이다. 유령이 침실로 들어온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너무 당황한 나머지 간신히 숨을 가다듬고 “누구세요?”라고 속삭이기까지 2, 3분이나 걸렸다.
“나예요, 샐. 마약단속국 수사관.”
유령이 대답했다.
나는 일어나 안경을 썼다. 회색 스포츠머리를 한 작달막한 수사관 유령을 알아볼 수 있었다. 3년 전 쯤 그와 그의 동료가 맡은 사건의 해결을 도와준 적이 있었다.
“맙소사, 샐!”
나는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샐은 시간이 많지 않은 사람처럼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
“잠복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된통 재수가 없었어요.”
그가 말했다.
“잘 들어요. 매리 앤. 놈들이 내 시체를 갖다 버리려 하고 있거든요. 지금 바로 내 동료한테 전화해서 당장 그곳에 가보라고 일러줬으면 해요. 아내가 시체를 찾고 싶어 할 겁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이름을 몇 개 댔다.
“이것도 말해줘요. 이 녀석들을 기어코 잡아야 된다고.”
그는 나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그만 가봐야 돼요. 제발, 시간이 없어요.”
그 말과 함께 그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알람시계를 보니 새벽 2시 30분이었다. 마약단속국은 아마도 24시간 내내 대기하고 있을 거라 되뇌며, 테드를 깨우지 않도록 부엌으로 가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데니스?”
나는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으며 말했다.
“누구야?”
전화를 받는 남자는 잠을 자지 않고 있었던 것 같았다. 경계하고 의심하는 목소리였다.
“매리 앤이에요. 예전에 살인 사건 때문에 샐이랑 같이 일했었죠.”
“무슨 일이죠?”
데니스가 물었다.
“샐이 방금 나한테 그러는데….”
수화기 저편에서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그 말이 뭘 의미하는지 데니스가 알아챈 것 같았다.
“이런 빌어먹을!”
그는 탄식을 했다.
“데니스, 샐이 그러는데 당신이 빨리 행동을 취해야 한대요.”
나는 샐한테 들은 얘기를 그대로 전했다. 시체가 있는 장소와 데니스가 추격해야할 사람들. 데니스는 정보를 확인 차 읽더니 퉁명스레 고맙다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나는 전화를 바라보며 한참을 부엌에 서 있었다. 데니스가 제 시간에 도착해 샐의 아내가 남편의 유해를 찾게 되기를, 그리고 샐의 살인범들을 사법처리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를 찾아내기를 진심으로 빌었다.
그 뒤로 일이 어떻게 전개됐는지는 나도 모른다. 다만 그들이 시신을 찾아냈다는 건 알고 있다. 샐의 장례식에 갔었기 때문이다. 샐의 영혼도 그곳에 있었다. 그는 나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
나는 지금껏 죽는 게 고통스러웠다고 말하는 유령을 본 적이 없다. 병상에 있을 때와 부상을 당했을 때 정말 아팠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사실상 죽음에 관한 한 나는 그게 고통스러웠단 얘기를 한 번도 들은 기억이 없다. 무서웠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있다. 그러나 죽어가는 사람들이 흰빛 속에서 보게 되는 존재가 용기와 위안을 줬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가장 감동적인 경험 중의 하나는 이라크 전에서 전사했던 군인의 장례식에 갔을 때이다. 그해 여름 동안 클리블랜드와 콜럼버스 지역에서만 스무 명 이상이 전사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장례식들이 매우 무성의하게 치러졌다. 나를 초청한 가족들에게 뭐라고 위로의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병사들의 유령은 자신들이 원했던 일을 하다 죽었노라고 말하곤 했다. 그들은 참전한 사실에 긍지를 느꼈지만, 주변 사람들을 슬프게 한 것에 대해서는 미안해했다. 내가 이 말을 가족들에게 전하면 유가족도 물론 자랑스러워했지만 그렇
다고 반드시 위안을 받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중 한 장례식에서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병사가 매우 놀라운 얘기를 들려줬다. 그는 군인가문 출신이었다. 증조부에서부터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대를 이어 복무했다. 내가 관 옆에 섰을 때 그는 나에게 아내와 어린 아들을 남기고 가 마음이 쓰리다는 말을 했다. 나는 그가 빛 속을 통과하면 멀리서나마 가족을 지킬 수 있을 거라고 위로했다. 꿈을 통해 나타날 수도 있고, 어쩌면 위안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에게 빛 속에서 뭐가 보이는지 말해 달라고 했다. 그는 한참 동안 바라보며 속삭였다.
“굉장한데요.”
나는 전에도 영혼들이 이 말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지만, 병사가 그 뒤에 한 얘기들은 이제껏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것이었다.
“할아버지가 보여요. 아무런 말씀도 안 하시네요. 그런데 제복을 입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뒤로 수많은 사람들이 열을 맞춰 서있고요. 모두 제복을 입고 있어요. 제가 아는 분은 없지만, 모두 선 채로 저한테 경례를 하고 있어요.”
나는 전율을 느꼈다.
“사람들이 내 몸을 공항에서 장례식장까지 옮길 때 연도에 늘어선 깃발과 사람들이 보여요. 빛 속으로 들어가면 영웅 대접을 받을 것 같아요.”
뒤에 우리의 대화를 그의 어머니에게 해줬더니 수심 가득한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시아버지께서 알아서 잘 하시겠네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다른 모든 장례식과 마찬가지로 그곳에서 그의 어머니로부터 배운 것이 있다. 모두에게 좋은 일을 추구하라. 그렇지 않으면 살았든 죽었든, 결국 비참해질 것이다.
《어스바운드, 당신 주변을 맴도는 영혼》 저자 서문
“그러니까… 지금 여기에 누가 있단 말이에요?”
제니퍼 러브 휴이트가 내 맞은편에 앉아 차를 따르고 있었다. 나중에 CBS의 인기 드라마가 될 <고스트 위스퍼러>의 첫 촬영을 앞두고 나는 러브(그녀가 불리기 좋아하는 이름)의 부엌에서 그녀와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됐다. 혹시 이게 꿈이 아닌가 싶어 볼을 꼬집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클리블랜드에 사는 50대 주부인 내가, 여름날 오후에 햇볕 가득한 부엌에서 유명 배우와 차를 마시며 한담을 나누고 있다니.
내가 그곳을 방문한 이유는 러브가 그 드라마의 주인공인 ‘멜린다 고든’ 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멜린다는 어스바운드 영혼(earthbound spirit은 저승에 가지 못하고 이승을 맴도는 영혼을 뜻한다. 지박령으로 새겨야 할 것 같지만, 동양의 지박령과 부유령 등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어서 정확한 번역이라고는 할 수 없다. 마땅한 단어가 없어 그냥 ‘어스바운드’로 옮겼다.)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능력을 가진 인물인데, 그건 내가 가진 능력이기도 하다.
“이곳엔 두 명의 영혼이 있어요.”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되는 거죠?”
그녀는 나를 의심스러운 눈길로 뜯어보고 있었다. <고스트 위스퍼러>에서 함께 일할 거란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글쎄요, 그쪽에서 준비만 되면 이 영혼들은 언제든 보낼 수 있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묻고 싶은 게 있으실 텐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러브는 나와 그곳의 영혼들에 관해 온갖 종류의 질문을 던졌다.
“일단 어떤 사람들인지 말해주세요.”
“글쎄요, 저기에 있는 사람은 여자 분인데….”
나는 출입문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자기가 론 채니 쥬니어의 전처라는군요.”
러브는 움찔하며 놀라는 듯했다.
“론 채니 쥬니어는 이 집 주인이었어요! 어떻게 그걸 아시죠?”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반응이다. 나는 이런 종류의 질문을 수천 번도 넘게 받아왔다. 마치 사전에 뒷조사라도 해 둔 건 아닌가 의심하는 듯한 질문이랄까.
나는 매번 참을성 있게 설명을 한다. 저는 영매가 아니에요. 사람들의 마음을 읽거나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 같은 건 없답니다. 저는 단지영혼이 말하는 걸 전달만 해드릴 뿐이에요. 나는 러브에게도 똑같은 설명을 했다.
“그러면, 내가 부른 노래가 어땠었냐고 물어보세요.”
러브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상하게 들리는 질문이었지만, 영혼을 바라보니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그쪽도 웃고 있었다.
“가끔 집에서 노래를 부르거든요.”
영혼이 내게 말했다.
“얼마나 잘 부르는지 몰라요. 음반도 냈을 걸요, 아마?”
러브는 질문을 몇 개 더 던졌고 우리는 모두 즐겁게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 영혼은 이제 빛으로 들어갈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나는 그녀가 떠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영혼을 보고 대화를 나누는 것은 내가 유아시절부터 줄곧 해온 일이자 내 삶의 일부이다. 어스바운드 영혼에 관한 한 나는 엄청나게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드라마 프로듀서 중에 한 명이 내가 배우들의 유령 분장 방식에 불평을 했단 얘기를 듣고 화가 나서, 사람들이 유령에 관해 알고 있는 것들 중에 어떤 게 진짜고 어떤 게 엉터리인지 책이라도 써놓지 뭐했냐는 말을 했다.
홧김에 한 말이었겠지만 상당히 괜찮은 아이디어처럼 들렸다. 벽에서 피가 흘러내리거나, 파리 떼가 다락방을 붕붕거리며 날아다닌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지만, 한 가지 틀림없는 것은 유령들이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화가 때론 가공된 이야기보다 흥미로울 때도 있는 법이다.
이 책엔 할머니와 함께 보낸 나의 유년기에서부터 유령과 대화하는 게 직업이 돼버린 근래에 이르기까지 살면서 내가 직접 겪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수사관이나 유명인사, 스포츠 팀, 그리고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겪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함께 나눌 생각이다. 어스바운드 영혼들에 관한 신화와 진실들에 관해서도 언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나는 유령이란 달갑잖은 불청객을 감지하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도 소개할 것이다.
요즘엔 어스바운드 영혼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나머지 하나의 사회조류가 돼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뜨거운 관심에도 불구하고 아직 잘못된 인식들이 많이 남아 있다. 이러한 점들은 유령을 대할 때 사람들이 반드시 알아둬야 할 사항이라 이 책을 통해 밝힐 예정이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어스바운드 영혼들과 매일 맞닥뜨리고 있다.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놀라운 일화들과 함께, 이들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실용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을 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