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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88993322149
· 쪽수 : 248쪽
책 소개
목차
1장 일류 국민
보행권과 사회의 수준
야만의 계절
퇴행적 문화를 청산하자면
소음 공화국
과대포장의 이면에는 外
2장 일류 사회
경쟁사회의 덕목
진정한 보수주의의 탄생
세상사는 순리
북한의 인권
피뢰침 같은 지도자
기업이 만드는 반기업 정서 外
3장 일류 경제
아프리카에서 온 편지
작은 사자, 싱가포르
재래시장과 지역경제
가짜 경제학
우리 2세에게 살 집을
한.미 FTA의 명암 外
4장 새로운 경제학을 기다린다
탐욕과 자본주의
새 경제사조의 출현을 고대하며
자본주의의 미래
규제와 사람
물 부족 재앙에 맞서
사회 평화와 공존의식 外
저자소개
책속에서
보행권과 사회의 수준
한국은 보행권이 무시되는 나라이니 국도와 지방 도로에 보행자를위한 공간이 있을 리 없다. 시골 길에서 사람들이 차도의 가장자리를 곡예 하듯 아슬아슬하게 걸어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연간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의 수가 2천 4백 명 내외인데, 이 중 70.9%가 시골 길과 중소도시에서 죽었다. 대부분이 노인과 어린이 등 보행자들이다.
녹색도시연구소가 얼마 전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한국의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3배에 달하는것으로 집계되었다. 한국은 10만 명 당 5.28명으로 가장 많고, 네덜란드는 0.51명으로 가장 적다.
현업에 종사할 때 종종 방한해 만났던 한 싱가포르 수입상의 말이 상기된다. “교통위반을 단속하는 경찰관에게 대들 정도로 질서가 문란하고, 자동차가 사람을 경시하는 나라치고, 경제가 엉망이지 않은 나라가없는데, 한국만은 예외라는 것이 희한하다”는 그 말이다. 지금 되씹어 보면, 교통법규의 준수가 경제와 사회규범의 기본이 되는 것이므로 우리의 의식과 제도가 이대로 간다면, 한국경제의 혼란과 정체는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예언처럼 들려 씁쓸하다. - p.15 중에서
권위와 책임
책임이 작은 일을 하는 사람의 권위는 그만큼 작아진다.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권위는 한 순간에 무너지게 마련이다. 일찍이 막스 베버는“권위와 책임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어서 책임이 수반되지 않는 권위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며, 권위로 뒷받침되지 못하는 책임 또한 헛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20여 년 전 우리가 군사독재의 압제 하에서 민주주의를 갈구할 때, 민주화만 달성되면‘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국민이 통치의 주체가 되는 세상’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기는커녕 부정과 비리가 여전히 만연하고, 국민이 통치의 주체가 된다는 것도 투표 당일의 이야기일 뿐 실체가 없는 수사에 불과하다는데 좌절한다. 좌절 속에서나마 투표 당일 책임을 다했느냐는 반성도 없이 유권자들은 공동체를 지탱하는 권위마저 망가뜨리고 있는 형국이다.
그동안 우리는 절차적 민주화에는 성공했으나, 의식의 민주화에는 실패한 것이 아닌지 염려스럽다.‘의식의 민주화’의 핵심은 구성원들의 도덕성에 기반을 둔 책임의식과 행동이다. 우선 만인의 정당한 요구 사항들을 효율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대통령을 비롯한 선출직 지도자를 선택하는 유권자로서의 책임의식이 사회 저변에 퍼져 나가야 한다. 이렇게 되면, 선출되고자 하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낡은 지역정서나 허황된 이념에 기대어 한 표를 간청하지 못하게 된다.
민주사회에서의 권위란 권력의 명령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탁월한식견과 솔선수범과 성취를 통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21세기 지식사회를 예언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권위는 누구도 따르지 못할 그의 뛰어난 지식으로부터 표출되듯이, 정치 지도자의 권위도 국리민복을 달성코자 하는 투철한 책임감과 원대한 비전에서 생성된다. 20세기 유럽 최고의 정치 지도자로 평가받는 드골의 권위는‘위대한 프랑스의 정신’과‘대서양 연안에서 우랄까지의 유럽 통합’에 대한 불굴의 비전으로 쌓아 올린 금자탑이다. - p.99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