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3342390
· 쪽수 : 308쪽
· 출판일 : 2014-08-27
책 소개
목차
1. 비밀 9
2. A Dark Letter (검은 편지) 29
3. 그렇다면 41
4. 마음의 소리 53
5. 블랙홀 67
6. 비극 85
7. 차갑고, 따가운 음료 99
8. 두 번 봤던 예고편(unexpected, in) 107
9. 거기 그대로 121
10. 당신을 알고 싶어요 (from. 재영) 133
11. 작은 호수 (1) 145
12. 작은 호수 (2.소년) 157
13. 안녕 169
14. 2014년 2월 (나는 너를 만나서 좋았다) 183
15. 마법처럼 197
16. 이 세상은 사랑으로 211
17. 괜찮아? 229
18. 선생님 243
19. 비닐 포장지 257
20. 주제 (존재의 이유) 277
21. 물음표 291
에필로그 다른 차원으로 가는 문 301
작가의 말 307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언제부터였을까.
그 모든 이를 뒤로하고 방관하며,
초연히 홀로 걷기를 시작했을 때.
나는 웃었다.
그러나 내 안의 나는 웃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웃었다.
힘겨운 재활치료를 끝마치고 얼마 남지 않은 퇴원소식에 들떠,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검은 사람을 우리 집에 재울 거란다.
아무렇지 않게 그저 밥 먹자와 같은 표정으로 어미가 말한다.
까맣게 잊은 듯. 한 치에 망설임도 없이 지워버린 듯.
작은 배가 가라앉는다.
계속 계속 가라앉는다.
그렇지만 이내 다시 떠오른다.
기대가 없으면 슬픔이 생기지 않는 것처럼.
나는 울었다.
그러나 내 안의 나는 울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울었다.
감춰오는 것이 ‘그것’이라는 것을 무시한 채.
‘비밀’이라는 것을 들고, 혼자 달나라로 가버렸다.
그것이 나의 비밀일까, 너일까.
태양이 비춰 주지 않는 음지에 깊게 깊게 묻었다.
2011~2014 주희 노트 중에서
왜. 이리도 뻔한 비극은 한 때, 한 시간에 오는 것일까.
언제 몇 번 와도 결코 질리지 않는 그것으로.
행복은 행복했던 그때라 부르는데.
비극은 날마다 다른 문자로 오늘이라 부른다.
생각해보면 행복했던 시간들도 많았는데
왜 나는 계속 비극과 쿨하게 안녕하지 못하는 걸까.
돌이켜보니, 전에 하고 싶던 것들은 오늘 날 다 끝마쳤는데.
끝내고 나니 또 다른 것을 하고 싶어 애쓰는 중이다.
나는 분명 지금 충분히 행복한데
지금 당장 이루지 못한 것들 때문에 힘겨워한다.
분명, 인생은 그리 다 행복하게 살 순 없는 것이다.
그저 짧은 비극이 끝나면, 해피엔딩일 것이다.
그래서 인생은 재밌는 것이다. 분명히.
2011~2014 주희 노트 중에서
“주희야.”
운전에 몰입하던 그가 주희를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 주희는 고개를 돌렸다.
“응.”
그는 얼마 없던 표정을 하곤 조금 크게 미소지었다.
“우리. 또 보자.”
주희는 남자의 밝은 얼굴과 제법 비슷한 미소를 지었다. 세상은 누군가로 하여금 아프게도 하고 누군가로 하여금 웃을 수 있게도 하는 것을 그 때에도 알았더라면. 주희는 비스듬히 웃고는 볼륨을 높게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