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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자와에서 일주일을

가나자와에서 일주일을

(시속 20킬로미터의 창조도시)

박현아 (지은이)
가쎄(GASSE)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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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자와에서 일주일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가나자와에서 일주일을 (시속 20킬로미터의 창조도시)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여행에세이 > 해외여행에세이
· ISBN : 9788993489408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14-07-07

책 소개

대도시에서 자란 저자는 스물아홉에 접어든 어느 날, 인구 8만의 소도시 나주로 발령을 받는다. 저자는 대도시를 떠나서 살 수 있을지 고민에 빠진다. 그리고 우연히 사사키 마사유키의 저서 <창조하는 도시>를 만나게 되고, 직접 이 도시를 찾아가기로 마음먹는다.

목차

리틀 자이언트를 찾아서, 가나자와 6

입구, 게이트웨이에서 19

첫 번째 생각, 시속 20킬로미터의 도시 31

두 번째 생각, 인공은 기호다 51

세 번째 생각, 노스탤지어의 방법론 77

네 번째 생각, 장인은 정말 결혼을 못할까 107

다섯 번째 생각, 보텀업Bottom-up과 예술의 관계 133

여섯 번째 생각, 미술관의 역할은 미래를 사유하는 것이다 157

일곱 번째 생각, 도시의 페이스북Facebook 187

출구, 게이트웨이에서 223

저자소개

박현아 (지은이)    정보 더보기
오디오테크 스타트업 이어가다(Eargada) 공동대표다. 서울대학교 Human-Computer Interaction+ Design 연구실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KAIST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인공지능, 말을 걸다』(2020), 『가나자와에서 일주일을』(2014)이 있다. “인공지능 대화형 에이전트의 지능적 속성에 대한 기대와 기대 격차”(2019) 등 다수의 인공지능 및 문화 콘텐츠 분야의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했으며, “AI 에이전트의 성격 및 페르소나 설계”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실무에서 AI에이전트를 기획 및 개발했다.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강의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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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나주로 발령을 받은 것은 내가 스물아홉에 접어든 해였다. 이는 곧 약 12개월 후부터는 나주에서 근무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발령을 받은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에 갔더니 배농사와 소 키우기를 취미 생활로 할 수 있다는 블랙유머 같은 얘기까지 돌았다. 황망하게 구글 맵에서 도시의 이름을 입력해 보았다. 그러자 눈에 들어온 것은 드넓게 펼쳐진 평야와 길고 가느다란 강줄기. 내가 발령받은 지역은 OO동이 아닌 OO면, OO리 같은 행정지역명으로 명명되어 있었다.

문득 작은 도시의 잠재성을 알아보고 싶었다. 규모가 작은 도시들이야말로 대다수의 도시가 따르는 상업주의 논리와 획일화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지도 모른다. 마사유키가 사례로 들었던 도시들처럼 예외적인 발전양식과 철학을 가진 도시들을 직접 찾아가 보자. 그러면 내가 이주해야 하는 작은 도시의 가능성을 새롭게 발견하지 않을까. ...나는 작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해법을 가진 도시들, ‘리틀 자이언트’형 도시를 찾기로 했다.

가나자와는 우리나라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 내에서는 휴가 때 가장 여행가고 싶은 도시로 꼽힌다. 일본 여성들이 가장 여행하고 싶어 하는 도시 1위이며, 세계적인 여행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에서 ‘외국인이 일본에서 가장 가고 싶은 장소 20위’ 안에 가나자와의 겐로쿠엔이 6위로 랭크되기도 했다. 2009년에는 유네스코의 전통 공예 분야 창조도시로 선정되었고, 매년 세계 각지에서 인구의 약 20배인 8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한다.

도시에는 적자생존의 원리를 적용할 수 없다. 허버트 스펜서Herbert Spencer가 주장한 ‘사회진화론Social Darwinism'은 다윈이 주장했던 진화론의 ’적자생존‘ 논리를 부당하게 사회에 적용했다. 사회를 적자와 부적자의 이분법으로 분류하는 것을 합리적인 구분으로 여긴 것이다. 그러나 이 이론이 제국주의와 인종차별주의 같은 폐단으로 인해 비판을 받았던 것처럼 사회현상에는 칼로 자르듯 둘로 나눌 수 없는 연속적이고 다양한 면면들이 존재한다.

지금은 다양성이 존중받는 시대다. 지난 한 시절에는 효율성의 극대화를 위해 ‘선택과 집중’을 강요하고, 공룡같이 덩치만 키우는 규모의 경제가 대세였다. 하지만 그런 시대는 저물었다. 도시들을 경부축의 도시들과 그 밖의 도시들로 구분하는 이분법의 잣대는 어릴 때 키를 표시한 벽의 눈금처럼 도시의 새로운 세기에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이 되었다. 이제는 각각 다른 개성을 지닌 도시들을 관찰하기 위한 새로운 눈금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동안 이분법 논리에 가려서 숨어있던 가치들을 다시 발견하고 발굴하기 위해서다. 분명 미처 보지 못하고 놓쳐버렸던 보석 같은 도시들이 있을 것이다. 숨어 있던 도시들의 잠재성을 발견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함으로써 우리는 좀 더 유연하고 창의적인 관점을 갖게 될지 모른다.

전문가와 비전문가, 서로 다른 사람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도시는 재미있고 살맛나는 도시가 될 것이다. 상상하지 못했던 것을 직접 해보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즐거운 여가시간을 보내는 것이 곧 행복이 아닐까.

이 도시는 어쩌면 내가 찾고 있던, 숨어있었던 창의적인 해법인지도 모른다. 나는 어쩐지 그런 강렬한 예감에 사로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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