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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3489606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16-10-2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먹고 사는 문제와 사랑하는 문제 11
월요일 첼시마켓 / 요리사 & 요리사 15
화요일 브로드웨이 / 요리사 & 뮤지컬 감독 45
수요일 소호 / 요리사 & 금융인 71
목요일 브루클린 브리지 / 요리사 & 포토그래퍼 95
금요일 어퍼 이스트 사이드 / 요리사 & 아트디렉터 123
토요일 센트럴 파크 / 요리사 & 배우 153
일요일 어퍼 웨스트 사이드 / 요리사 & 인류학자 175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리가 헤어진 그날, 그가 나를 완전히 떠났다고 스스로 설득시키고 한참을 토닥이고 나서는 그를 위해 매일 준비했던 나의 요리 그릇을 모두 깨 버렸다. 그 그릇들은 원래 당신을 위한 것이니까……, 다른 그 어떠한 것도 담고 싶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거의 모든 요리에는 대파가 들어간다. 즉, 나는 요리할 때마다 그를 떠올리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때 라면에 넣은 게 대파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대파를 썰 때마다 나오는 눈물은 변명하지 않아도 되니까.
계란을 깰 때마다 울면 이상하잖아.
찡그린 웃음이란 입은 웃고 있는데 눈과 이마가 찡그려지는 웃음이다. 마치 사람들이 지금 상황의 내 이야기를 듣다가 ‘안타까워서 어떻게 한다니, 참 안됐다!’라는 말을 하면서 지을 것 같은 표정이다.
애가 타서 미칠 것 같다. 애가 타고 신경이 쓰이니 금세 피곤해진다. 그에게 모든 에너지를 쏟고 스트레스를 받으니 피곤해서 졸음이 오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것은 너무나 큰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드는 일이 분명하다.
나는 사랑에 빠질 때마다 자꾸 하품을 한다.
그에게 못되게 구는 내 모습이 너무 별로인 것 같아서, 나 자신이 싫어져서 자꾸 화가 났다.
손가락이 빨개지도록 내 손을 꼭 잡고 있는 그의 두 손을 뿌리치고 소리를 질렀다.
“네가 왜 싫은지 알아? 넌 나를 후진 여자로 만들어.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내가 지금 얼마나 후진 느낌인지 아니? 왜 나를 이렇게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