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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3506341
· 쪽수 : 303쪽
· 출판일 : 2011-10-20
책 소개
목차
목 차
펴내는 글 - 내 문학의 화두 / 저자 | 04
1····끝없는 그리움
굴뚝 연기 날 즈음 ∥ 014
그리운 시절 ∥ 018
그리움 ∥ 021
철지나 핀 철쭉꽃 ∥ 026
생량머리 ∥ 031
녹우당에 내리는 비 ∥ 034
탱자 울타리 ∥ 038
활엽수의 겨울 채비 ∥ 042
어느 봄날의 풍경 ∥ 046
가슴속에 남은 잔상(殘像) ∥ 050
물의 미덕 ∥ 052
수박 이야기 ∥ 056
고향 간이역 ∥ 059
팻말····2
065 ∥ 정읍 감상
068 ∥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072 ∥ 보성 지명이 담고 있는 정신
076 ∥ 생뚱맞은 팻말
079 ∥ 남녘 어부들이 개척한 뱃길의 역사
084 ∥ 늘 가슴에 품고 사는 고향
088 ∥ 지명(地名) 이야기
092 ∥ 뿌리 찾아 나선 발길
096 ∥ 맞서 있는 진실
3····도리
멧비둘기 울음소리 ∥ 102
허수아비를 보고 떠올린 생각 ∥ 104
까치들의 조상(弔喪)을 통해 본 삶의 반추 ∥ 107
악연 ∥ 110
쥐 소동 그 이후 ∥ 113
고양이의 묵상 ∥ 117
부엉이 울음소리 ∥ 119
산짐승과 먹을거리 다투는 사람들 ∥ 123
도리를 일깨우는 사진 한 장 ∥ 127
일상의 미학····4
133 ∥ 가방 이야기
138 ∥ 정자(亭子)와 풍경(風磬)
142 ∥ 네 탓 내 탓
146 ∥ 장롱 속의 솜이불
150 ∥ 사진 속의 모자 상
154 ∥ 생명
158 ∥ 마음의 저울추(錘)
162 ∥ 새삼스러운 놀라움
164 ∥ 놓치고 있는 중요한 것 하나
167 ∥ 개체마다 내뿜는 향기
170 ∥ 어떤 사투리의 쓰임새
173 ∥ 왼손잡이
177 ∥ 감춘 속마음에 드러난 해프닝
180 ∥건조대의 낚시질
184 ∥ 어떤 염려
5····흐르는 강물처럼
사연 ∥ 190
숭고한 사랑 ∥ 194
금석지감(今昔之感) ∥ 198
어떤 극치의 상찬 ∥ 202
현존하는 전설 ∥ 204
거들떠보지 않은 책 꾸러미 ∥ 208
묵은 친구 ∥ 213
인연 ∥ 217
기이한 인연 ∥ 222
심부름 ∥ 226
역설 ∥ 231
웃음의 묘약 ∥ 235
편지 ∥ 240
생각하는 붓····6
247 ∥ 등산로의 돌탑
251 ∥ 바위 위에 뿌리 내린 소나무
255 ∥ 수석과 더불어
260 ∥ 인내의 교훈
264 ∥ 자연의 순리
268 ∥ 월당 선생님의 격려 말씀 한마디
272 ∥ 법정스님 생각
276 ∥ 문자 써서 하는 말
280 ∥ 곡물 매매 어법에 관한 생각
283 ∥ 옛 비문을 보는 소회
286 ∥ 수석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
291 ∥ 김삿갓 생각
296 ∥ 떠나보낸 음양석
300 ∥ 올게심니
저자소개
책속에서
산사에 들어가 선(禪)을 실행하는 수도승을 보면 보통사람이 상상하기 어려운 강도 높은 고행을 한다. 지나쳐 버리면‘ 그저 그렇게 사는구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들이 깨달음을 얻고자 참고 견딘 수행 정진의 고행은 실로 눈물겹기 짝이 없다. 십수 년 전의 일이다. 우연한 기회에 여수 영취산에 있는 도솔암 이란 암자에 들렀다가 노 여승을 뵌 적이 있다. 그런데 그분은 한손이 손가락 없는 조막손이었다. 그래서 “장애가 있어 얼마나 불편하시느냐?”라고 물었다. 한데, 전혀 의외의 대답을 했다. “손이 불편한 것쯤은 상관없는데, 여러 가지 거치적거리는 것이 많은 게 불편하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철지나 핀 철쭉꽃」 중에서
그렇다면 굴뚝이나 굴뚝 연기 자체가 어떤 상징성이나 마력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은 잘 모르겠다. 단지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내가 이 작품을 쓰면서 어떤 이야기를 먼저 써야 할 것인가 고민했다는 것인데,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시기적으로야 그때 쓴 이야기가 조금 앞서기는 하지만, 정작 가슴에 담아둔 이야기는 아직 어디에도 밝히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은 작은 누나에 얽힌 이야기이다. 누나는 하루아침에 갑자기 쓰러져 숨을 거두었다.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날은 숯 다리미질을 하다 쓰러져서 가스중독이 됐나 하고 동치미 국물을 먹여 보려 했으나 이미 절명한 뒤여서 한 수저도 목에 넘기게 해보지 못하였다.
-「굴뚝 연기 날 즈음」 중에서
나는 이 나이에도 어디서 빨간 우체통을 만나면 마음이 설렌다. 꼭 누군가가 보내준 다정한 편지가 그 안에 담겨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고,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 보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편지를 부칠 일이 있으면 우체통보다는 직접 우체국을 찾아가는 편인데도, 우체통을 보면 버릇처럼 눈길이 머무는 것이다. 그런 데는 아마도 젊은 시절 편지를 부칠 때면 우체통에 넣곤 하던 추억 때문이 아닌가 한다.
-「편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