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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동남아시아여행 > 동남아시아여행 에세이
· ISBN : 9788993691160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1-12-30
책 소개
목차
Prologue|내 절망을 의심하라
# 6 배반의 단막극, 격정의 엔딩 ‘이란’
The Best 최고 이란
이란을 즐기는 법, 붕어가 돼라
친절과 공짜로 가득한 나라, 이란?
아무것도 하지 마! 이란의 시집살이, 카즈마
인절미처럼 노릇노릇, 오래된 도시 야즈드
불친절한 거야? 화가 난 거야? 환영 같은 건 없다
성추행, 인종차별. 당장 이곳을 뜨시오
이란의 바보 형, 누드 수영을 보여 줄까?
세상 절반의 아름다움과 세상 절반의 소시지가 있는 이란
포기하고 받아들여라. 여기는 지옥이다
머리통으로 고구마를 찔 수 있던 날
여자 민우와 남자 민우, 우린 전생의 샴쌍둥이?
수리수리 마술쇼? 마술레
마음을 주기가 너무 어려운 이란
악동들의 버스. 지옥행 티켓은 샀나?
상처뿐인 세상. 해피엔딩은 없다
# 7 치유의 나라, 허락된 시간은 짧다 ‘터키’
Help 구해줘
드디어 터키. 정말 잘생긴 이스탄불
카즈마의 몽니, 정말 이럴래?
활활 타오르는 한 남자에게 경의를 표한다
내가 사랑하기엔 너무 비싼 당신, 이스탄불
고등어 케밥, 홍합밥 그리고 갈라타 다리
맥주 한잔으로 꼬드기는 호텔 사장의 정체
나는 터키 고아들을 도우러 온 천사입니다
Healing 치유의 시간
카파도키아가 나에게 준 선물
재워 줄 방 없음. 차편 없음. 기적이 필요한 순간
그만 그만! 넘치는 행운, 커지는 불안
보일러를 부숴 버렸으니 야반도주를 할까?
작전명: 요리사 박민우, 임무: 메멧을 감동시킬 것
죽음이 주는 비싼 교훈
내 마음속 전셋집이 있는 곳, 카이세리
최고의 피날레를 위해 꼭 필요한 고민
국경선에서 철학하다. 케밥과 참치 김밥의 차이
#8 여행의 환희란 이런 것이다 ‘시리아’
Interesting 흥미로움의 절정
우리는 빨려간다. 이상한 나라로
자부심을 느껴도 좋아. 택시 구단 여행법
빼앗긴 ‘봄’에 ‘꽃’도 피지 않은 호텔
길바닥에 돈을 뿌리고 다니는 재벌 여행자
에버랜드 바이킹보다 더 재밌는 알레포 바이킹
저따위 인간을 누가 초대하고 싶겠어
달콤한 치료, 아주 효과적인 땜질
내가 가진 상식으로 내 병을 치유한다
Fantastic 여행의 환희
공격형 여행자로의 첫발, 라타키아
흥미로운 라타키아, 더욱 흥미로운 옥상 도미토리
불행에 끌려 다니지 않는 권투선수가 돼라
에스프레소와 화덕 빵이 함께하는 아침
무서울 정도로 찬란한 순간
페트라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
꼭 다시 올게, 내 친구 라타키아
Holly Night 거룩한 밤
운명이 이끄는 대로, 마르무사
사막 한가운데 작은 섬, 마르무사
드르렁 드르렁, 코 고는 룸메이트와 한 시간의 묵상
마르무사 일과표. 눈엣가시 등장
마르무사의 왕은 나야, 나
죽은 아버지의 메시지를 가져왔어, 잘 들어
마르무사에 올 수 있는 사람
Epilogue 또 다른 여행의 클라이맥스
저자소개
책속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꽉 찬 배가 홀쭉해질 때까지 웃고 떠들었지만,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나는 건 없다.
덜덜 떨릴 정도로 즐겁고, 채워진 시간이었다.”
우리의 운은 좀 더 계속되었다. 영업을 끝내고 마지막까지 모두 말아 올릴 참인 안개 사이로 햇빛이 내리꽂혔다. 솜사탕이 물에 젖듯 안개는 시럽처럼 녹아 흘렀고, 그 빈자리로 노란 각각의 집들이 기특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마술레가 기지개를 켜는 순간이었다. 빵을 굽는 고소한 연기가 안개의 뒤를 쫓아 나풀거리고 있었고, 조금 전 지붕 위를 조물조물 걷던 사람 중 몇몇이 빵을 집으로 나르고 있었다. 기념품 가게, 찻집들이 아침의 기운을 빌려 바깥문을 뜯고 탁자를 배열했다. 다닥다닥 좁은 집들에서 토해져 나온 여행자와 주민이 골목골목을 흐르고, 물담배가 누군가의 입에 물려 뻐끔거리고 있었다. 나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버릇처럼 저었다. 어떤 의미도 없었다. 그저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리면서 날벼락 같은 환희에 동물적으로 반응하고 있었다.
- 마음을 주기가 너무 어려운 이란
간, 바로 우리 눈앞에서 덩실, 믿을 수 없는 크기의 열기구가 덩실, 볼을 비비기라도 할 기세로 그렇게 덩실 떠올랐다. 열기구에 탄 사람들과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그 열기구 뒤로 무수한 열기구들이 폭죽을 터뜨리듯 한 번에 공중으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코끼리보다도 더 큰 열기구들이 우주선처럼 수직으로 솟아올랐다. 최소한 1백 개는 되어 보이는 풍선들이 그렇게 아침 하늘을 채워가고 있었다. 땅으로는 카파도키아의 수려한 괴석들이, 하늘로는 사탕처럼 알록거리는 풍선이 우리의 시선을 빼앗기 위해 다투고 있었다. 공평하게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건
가난한 우리들이었다.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열기구에 탄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 카파도키아가 나에게 준 선물
“내 집은 너의 집이기도 해. 너는 터키에 집이 있는 거야. 너무 당연한 거라 이야기할 필요도 없지만, 혹시나 해서 다시 말하는 거야. 다시 와야 해.”
“그럼요. 소주 사 가지고 올게요. 소주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술이에요. 분명 좋아할 거예요.”
나는 그렇게 말하며 그의 눈을 피했다. 여행을 많이 할수록 약속하는 것이 무섭다. 지킬 수도 있고,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 어떤 나라를 다시 오기엔 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분명한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다. 시간이 흐르면 감정의 온도는 조금씩 낮아지고, 나는 새로운 인연들에 몰입할 것이다. 양심의 힘으로 그의 시선을 피했다. 지금의 마음만으로는 아모레 추석선물세트를 하나 들고 매년 찾아오고 싶지만, 아마도 마음만 가끔 카이세리를 찾을 것이다.
- 내 마음속 전셋집이 있는 곳, 카이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