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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인도/티베트/네팔여행 > 인도/티베트/네팔여행 에세이
· ISBN : 9788993691726
· 쪽수 : 496쪽
책 소개
목차
안부 인사
프롤로그
잠깐만요
1장 내가 만만한 대한민국
에어아시아의 계시, 인도로 오라
훈자, 갈 수밖에 없는 밉상
배신감과 모욕감의 협연, 무대는 인천공항
지질한 밀당, 지질한 해피엔딩
2장 어마어마함, 남인도
드디어 인도, 자비 없는 인도
유명 작가니까 함부로, 마음대로
은밀한 유혹, 아유르베다 마사지
신비의 손놀림, 열려라 차크라
금은보화 안 부러운 후추 왕국, 코친
“아이 돈 해브 머뉘이이”, 통곡의 카펫
더 밀리면 끝장, 그래서 함피
가우오리? 가워리? 애니웨이 고워리
멍청이들의 소굴, 느낌이 좋아
끝도 없는 욕심, 달려라! 3천 원 오토바이
뻔뻔한 욕심쟁이들의 낙원
신비로운 요가 오징어
김치찌개의 신, 다시다 나마스떼
함피 놀이: 눕기, 울기, 찍기 그리고 바보 되기
이상한 공식, 절반 더하기 절반은 두 그릇?
여행 도박, 바다미에 걸겠소
한 여자의 기습 공격, 아픔
포도 두 송이 1백80원, 볶음밥 3백60원
찰루키아왕조의 보석, 바다미 동굴사원
팔로렘, 다녀감
# 어머니께 1 뭄바이
# 어머니께 2 디우
# 어머니께 3 우다이푸르
3장 열꽃, 열병, 북인도
여행의 신 특강! 꺼져, 커미션
Can I drink this?
잔인무도한 열대야가 준 선물
다 덤벼! 할아버지 사기꾼, 바가지 꼬마
조드푸르의 처음과 끝, 메헤랑가르 성
때리는 남자, 맞는 남자, 슬픈 기차
릭샤 안 타요, 택시 안 타요! 쩌렁쩌렁 청년
나의 스무 살, 스무 살의 스무 살
불길한 숙소, 뜻밖의 룸메이트
호랑이 굴로 들어온 영국 첩보원, 한국 첩보원
똥 냄새를 숨긴 자 vs. 똥 냄새를 들킨 자
푸쉬카르에선 꽃을 피하고 10번 메뉴를 고를 것
한밤 모래바람의 습격
똥의 전설, 푸쉬카르의 아침
벌꿀 양념 식당의 비밀
인도 여행의 끝판왕은 영화
울컥행 기차, 괜찮아! 이깟 망신!
여행 괴담: 약에 취한 운전사, 추락하는 버스
장동건, 이나영만 사는 츄파춥스 마을
떠들썩한 국경선의 기싸움
봉인된 김치의 마법이 풀리던 밤
수도꼭지에서 콸콸 나오는 액체의 정체
아름답다 말하지 말라, 황금사원
폭발하는 똥샘, 드디어 터지다
걸을 힘만 있다면, 걷는 거야.
국경선에서 만난 좀 멋진 금발 2인조
4장 편견의 숲, 숨은 꽃, 파키스탄
나를 속여? 괘씸한 파키스탄
방을 내놔 vs. 감자 빈대떡을 먹어
먹어라, 얻어먹어라! 요상한 계시
테러리스트를 데리고 오면 어떻게 해?
무자비하게 행복하다, 라호르
나만 좋으면 돼!
가까스로 훈자, 어떻게든 훈자
우리를 다 죽일 거요? 욕심쟁이 버스 씨
목숨들은 내놓으셨나? 야밤의 곡예 운전
이럴 줄 알았다!
스물세 시간의 고갯길, 좋은 풍경도 정도껏
훈자는 인삼 깍두기
파리 날리는 천국
한국인과 일본인이 접수한 훈자
카리마바드 인 바보 삼 형제
Everything is possible, 모든 게 가능한 훈자
콜라닭, 치킨 무, 피클. 훈자의 천재 셰프는 누구?
쫓겨난 셰프, 훈자는 없다
뒤끝 강한 자의 이별법
떠나는 여행자, 문 닫는 훈자
에필로그: 훈자 전단지
After Story: 뉴델리·바라나시·다르질링·콜카타
지구 행성이 맺어준 인연: Message from Friends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알고 싶어, 도구를 쓴다. 그 도구가 언어다. 도구에 쩔쩔매다니. 망치, 컴퓨터, 이쑤시개에 공평하게 쫄지 않을 거면, 우린 영어를 얕잡아봐야 한다. 너는 내게 들릴 의무가 있는 것이다. 얕잡아본 이후에 나의 영어 실력은 많이 늘었다. _ 드디어 인도, 자비 없는 인도
링에 선 기분이었다. 심호흡을 반쯤 했는데 상대방의 주먹이 명치에 꽂힌 기분이었다. 진짜 링이라면, 그냥 항복했을 것이다. 바닥에 납작 엎어져서 안 일어났을 것이다. 마우스피스부터 뱉었을 것이다. 여기선 항복도 불가능하다. 항복하려면 카펫을 사야 했다. _“아이 돈 해브 머뉘이이”, 통곡의 카펫
툭, 하고 콩을 터뜨리고 나온 콩나물처럼, 세상에 나왔지만, 한 번도 씩씩한 적이 없어서 운다. 나올 때의 그 힘은 어디로 가고, 버티는 것만으로도 후들거리는 게 서럽고 분해서 운다. 많이 울어도 표도 안 나는 세상. 우는 사람은 좀 더 많아져야 한다. _ 함피 놀이: 눕기, 울기, 찍기 그리고 바보 되기
내가 돈 한 푼에 한 나라를 저주할 만한 글쟁이란 걸 그들은 몰랐지만, 자발적으로 내 편이 되어주었다. 10루피의 기쁨이었지만, 그게 돈과 관련된 일이다 보니, 1백 루피, 아니 3백 루피 정도의 기쁨이 되었다. 포도 두 송이가 10루피라니. 1백80원이라니. 포도 두 송이가 1백80원이니 꼭 가보라는 가이드북은 왜 세상에 없는 걸까? 이게 나만 감격스럽고 말 일인가? _ 포도 두 송이 1백80원, 볶음밥 3백60원
말도 안 되는 일이 두 방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고구마를 머리맡에 놔두면, 고구마는 쪄지고, 사람은 죽는 그런 방에서 문을 꼭꼭 잠그고 자다니. 찐 고구마 냄새가 진동하는 것만 같았다. 옥상, 옥상에서 잘 거야. 일본인 아가씨야 여자 혼자니까, 쪄지다 죽는 쪽을 택했겠지만, 부부는 방에 없을 것이다. 예상대로였다. 금실 좋은 인도인 남편, 일본인 아내가 매트리스를 깔고 자고 있었다. 인기척을 느낀 남자가 벌떡 일어났다. _ 잔인무도한 열대야가 준 선물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노인이 철로에 바짝 붙어서 영역 표시를 하고 있었다. 기차 타러 왔다가 볼일을 보는 것일까? 매일 아침 철로에 쭈그려 앉는 것일까? 후자 쪽일 것이다. 달리는 기차가 똥을 삽시간에 공중분해 시켜줄 것이다. 인도에 푸리(Puri)라는 어촌 마을이 있다. 바닷가에 쭈그려 앉아 아침 똥을 누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것 때문에 가보고 싶지는 않지만, 간다면 꼭 보고 싶은 풍경이다. _때리는 남자, 맞는 남자, 슬픈 기차
라호르에 내가 꿈꾸던 이란이 있었다. 한밤의 라호르 재래시장은, 에버랜드였다. 어릴 때 숨을 멎게 하는 게 놀이기
구였다면, 이젠 사람과 음식, 냄새와 북적이는 소음이 나를 사로잡는다. 서서 먹고, 앉아서 먹고, 걸으며 먹는 사람들과 몇백 년 된 가게와 좁은 골목이 나의 에버랜드다. 한밤의 어둠을 궤멸시키는 전구들이 가게마다 몇 개씩 반짝이고, 내 손에 닿으면 내 것이 되는 것들이 수백 가지다. _무자비하게 행복하다, 라호르
여행자가 즐거운 건 얄팍해서다. 속속들이 안다면, 해맑을 수 없다. 명동에서, 인사동에서 흥분한 외국인 여행자들이, PC방의 실직한 50대 사연을 알 필요가 없다. 1백 장의 이력서를 돌리고도, 2백 장, 3백 장 이력서를 더 써야 하는 젊은이들을 딱해할 필요도 없다. 여행자는 씨앗 호떡과 계란빵을 먹으며, 셀카를 찍으면 된다. 다만 며칠을 머물고, 그곳을 ‘안다’고 착각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_뒤끝 강한 자의 이별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