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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3779073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6-01-24
책 소개
목차
새사람이 될 수 있을까 8
1장 낯선 삶터에 이르다
1. 서울 촌것 22
2. 미국 시골살이 31
3. 삶터가 된 일터 40
4. 잃어버린 천국이라면 47
5. 도시 전설이 살아있다면 55
2장 우왕좌왕 여기는 어디?
1. 제땅말 사용자 64
2. 새것과 옛것 75
3. 손님 말고 주인 84
4. 뭔가 부족하다 91
5. 실패를 찾아서 101
3장 희미하게 보인다
1. 전쟁 말고 평화_ 격납고에서 110
2. 공항 말고 갯벌_ 수라에서 120
3. 하제마을에 들어서니 128
4. 팽팽에 부는 바람 135
4장 두근두근 꿈틀거리다
1. 하고 싶은 일 146
2. 읽는 행동 155
3. 현대의 근대 162
4. 진짜 목소리 169
5장 신명나는 사람들
1. 삐끼, 길에 나서다 180
2. 생태 수업 191
3. 기도하는 사람들 203
4. 복닥복닥 야채 동지들과 함께 216
뿌리를 뻗을 수 있을까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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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서울에서
군산은 낯선 곳이었다. 남편이 군산에 일자리가 생겨 옮겨 왔을 뿐이다. 아는 사람 하나 없고, 아는 골목 하나 없는 지역 중소도시에서 몇 년이나 살 수 있을까. 십 년은 살 수 있을까? 근면한 시민답게 일터가 곧 삶터인 현실에 의문을 품지 않기로 했다. 낯선 도시에 이삿짐을 풀고 둥지를 틀었다. 둥지 밖이 낯설어 불평과 불만이 쌓였다. 두 명의 초등학생 돌봄에 전념해야 하는 경력단절인에게 서울의 볼거리 검색은 숨 쉴 구멍이었다. 한 달에 한두 번씩 서울 나들이로 답답증을 해소했다.
나는 고향이 없다. 고향이 있어야 실향을 할 수 있고. 고향이 있어야 귀향을 할 수 있다. 엄마와 외가 친척들은 한국전쟁 발발 전에 평양을 떠나 남으로 왔다가 미국으로 이주했다. 고향 집에 큰 괘종시계가 있었다던 엄마의 이야기에는 실향민에게 허용된 애수가 있다. 오랜 서울 생활로 어눌해진 아빠의 경북 사투리에는 언제든 가능하지만 결코 충족할 수 없는 귀향의 그리움이 있었다. 엄마는 고향을 갈 수 없어 체념했고, 아빠는 고향을 충분히 가지 못해 답답했다. 나는 고향을 가진 그들이 부러웠다.
나는 ‘살던 곳’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없었다. 애초에 ‘살던 곳’이 없었다. 동대문구의 5층 아파트에서 강남구의 2층 연립주택으로, 강북구의 원룸으로, 관악구의 오피스텔로 옮겨 갔어도 ‘살던 곳’이라고 하기 어려웠다. 땅에서 멀리 떨어져 허공에 ‘놓였던 곳’이 있을 뿐이었다. 왼쪽 서랍의 내용물을 오른쪽 서랍으로 옮겨 넣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그것을 대도시의 편리하고 좋은 삶이라고들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