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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이 말을 걸다

그늘이 말을 걸다

장유정 (지은이)
문학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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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이 말을 걸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그늘이 말을 걸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3838381
· 쪽수 : 153쪽
· 출판일 : 2016-03-25

책 소개

문학의 숲 시인선. 2013년 '떠도는 지붕'으로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한 장유정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장유정 시인은 집이라는 거울을 통해 세계를 깊이 있게 성찰한다.

목차

1부
빈 집
구부린 고민
마술사

그늘이 말을 걸다
킬리만자로의 표범
납작집
두실와옥
빗물받이 공사
테트리스 41단계
제비
배우들
문 앞에 서다
벽의 감정
귀가
허름한 졸음

2부
매미
두 곳의 국경
커피 존
떠도는 지붕
물고기 발성법
통조림
저녁의 키스*
말라가는 짐승
오리, 음악을 들으며
욕조
가방
날아다니는 자전거
리본의 형식
물고기의 귀에 관한 몇 가지 소문
묘목

3부
단풍
진열의 계절
적산
시계꽃
저울의 법칙
벚나무 의상실
인어
꽃들의 박자
빨간 옹알이
항아리 뚜껑은 언제 잠겨 지나
이별의 냄새
머리를 자르며
담쟁이
그해 겨울
구름 이자 법

4부
후유증
구름의 저작권
나무의 도감
가습기 휩싸인,
바람의 책
어느 무렵에서 두어 주 후
발화의 방식
도감
만원사례
사라진 편지*
독백
늙은 책
주문을 취소하다
바람 한 장
책들의 점성학
해설ㅣ상징 도감圖鑑을 펴다

저자소개

장유정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13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으로 『그늘이 말을 걸다』가 있음. 제19회 수주문학상 수상.
펼치기

책속에서

떠도는 지붕

바람으로 벽을 세운다.
해와 달을 훈제하는 뾰족한 꼭대기에는 바람의 뚜껑이 있다.
날씨 사이 계절이 끼여 있는 벌판에
조립식 숨구멍을 튼다.
이것을 바람의 집이라 부르고 싶었다.
예각이 없는 벽,
구겨진 바람을 펴 문을 만든다.
환기창으로 들어온 햇살은 시침만 있는 시간이 되고
불의 씨앗을 들여놓으면 집이 된다.
집에서 흔들리는 것은 연기뿐이라는 듯
발굽이 있는 흰 연기들이 꾸물꾸물 날아오른다.
한 그루 귀한 자작나무, 벌판의 한 가운데 서서 시계로 운영되
고 있다. 푸른 지붕은 바람의 영역이다. 반짝거리는 초침이 다
날아가도 재깍 재깍 부속품들만 돈다. 흐린 날에는 시간도 쉰
다.
빈 집을 알리는 표시가 열려 있다.
정착하는 곳마다 그 곳의 시간은 따로 있다.
자작나무에 붙은 시간이 다 떨어지면 지붕을 걷고
게르! 하고 부를 때마다 게으른 잠이 눈에 든다.
바삭거리는 시간들이 날아간다.
집은 버리고 벽만 둘둘 말아 트럭에 싣는다.
떠도는 것은 지붕뿐이다.


그늘이 말을 걸다

아버지는 오랫동안 그늘을 접고 다녔다.
마을엔 솔씨가 날아들었고
푸른 깃털 같았다.
목질단면이 이 산 저 산을 옮겨 다녔다
바람은 한 나무에서 오래 흔들리지 않는다
아버지는 남녘에서 서쪽의 창을 다는 목수
첨아에 기대어 사는 것들,
계절 없이는 집을 짓지 못한다.
머지않아 완성될 중창불사,
기슭의 접착력으로 터를 다지고 높은 보에 휘는 방향으로 서까래
를 맞춘다.
추운 바람으로 기와를 얹고
제비는 빨랫줄에 앉아
흔들릴 것 다 흔들린 다음에야 집으로 들어갔다.
아버지의 탁란은 늘 곯아 있었다.
그리고, 나무의 기둥이 침엽수에서 활엽수로 옮겨지는 때
연필 물고 높은 외줄 타듯
먹통에서 안목치수를 표시했다.
나무문을 지난다.
얇은 바람이 깔린 마루에 눕는다.
앞가슴에 꽃살문 새겨 넣듯
그 문 삐걱거리는 소리인 듯 붉은 깃털 떨어져 날아다닌다.
침엽의 그늘이 말을 건다.


물고기 발성법

헛배를 부풀려 제 몸을 지키는 어종엔 독특한 발성법이 있다
또는 어떤 공포가 배를 부풀리게 했을 것이다
단음의 공명이 목을 넘어오는 모양은
돌로 눌러도 부풀어 오른 소리는 줄어들지 않는다
목이 없는 성대, 한가득 공기를 집어넣고
복식호흡 같은 발성으로 제 독을 지키는 복어
높은음자리 같이 큰 눈 덩치에 비해 턱없이 작은 새의 부리
와 같은 주둥이 바위 밑에 붙어 있는 패각을 부셔 먹는 단단한
이빨, 잘록한 위, 나뉜 등배 부분이 배음이 되고 비늘 없이 퇴
화된 복기, 피부는 때때로 두껍고 단단한 혼변조다
물속을 둥둥 떠 다니는 듯한 배부른 종
귀가 없어 제 소리를 듣지 못하는 농어다
배 쪽 부분은 울림판처럼 부풀릴 수 있는 팽창낭이 달라붙어
있다 가슴 밑바닥까지 뱃가죽은 공기층을 가져 떨림의 강도를
느낄 수 있다 활처럼 구부러진 작은 가지 같은 꼬리지느러미의
굴근도 진폭공명이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함부로 팽팽해진 뱃가죽을 두드리며 고
래고래 소리를 높이지 말 것. 그리하여 목을 물로 씻어 내도
풀리지 않는 치명적 오류를 범하지 말 것.
접시의 흰 속살 가늘게 떨리며 쌓여가듯 높은 음을 내기 위
해 등에 기린 표범 같은 얼룩이나 털 무늬로 채색해 왔다는 것
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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