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한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93922264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10-08-06
책 소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앞날이 창창한 대학생에게나 석양빛이 내려앉는 노인에게나 우리 사회는 이 길이 정답이라며 알게 모르게 강요하는 것이 많다. 무시로 개인의 희망을 왜곡한다. 취업이 어려운 시절이라고, 이미 나이가 들었다고 모든 사람이 한 가지 희망만을 가슴에 품어야 한다면 참 속상한 노릇이다. 그것은 도저히 희망이라고 이름붙이고 싶지 않은 희망이다.
그러므로 이쯤에서 우리는 자신의 희망에 대해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의 희망이 세상과 비굴한 타협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의 희망이 용 한번 제대로 써보지 않고 세상의 논리에 굴복당하지는 않았나?’라고 말이다. 그래야만 곧 지나가버릴 젊은 날이 헛되지 않고, 아직 살아가야 할 기나긴 인생길이 허망하지 않을 수 있다. 덩달아 이 사회도 아름드리 싱싱한 나무처럼 활기를 되찾을 테고.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시기가 늦었음을 한탄한다는 뜻인데, 세상일에는 다 때가 있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사람 사는 이러저러한 일들이 정말 그렇지 않은가. 공부에도 때가 있고, 효도에도 때가 있고, 하다못해 노는 것도, 예뻐 보이는 것도 다 때가 따로 있는 법이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무릇 이성간의 사랑이라면 순수와 열정의 체감 수치가 최고로 치솟는 젊은 날이 절정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황혼의 사랑이니 그레이 로맨스니 하지만 어쨌거나 이성간의 사랑은 청춘과 가장 잘 어울리는 감정이다. 사랑 없는 청춘은 마치 열 없이 앓는 감기와 같다. 온몸이 쑤시고 쉴 새 없이 기침이 나오는데, 아무리 이마를 짚어 봐도 열기라고는 한 줌 느낄 수 없는 차가운 감기다.
한때 ‘우리 것이 세계적이다.’라는 구호가 널리 쓰였다. 어느 면에서는 일리가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 말에는 우리 것이 항상 바람직하고 우월하다는 주장이 깃들어 있다. 어떻게 우리의 전통이라는 이유 하나로 세계적인 보편성을 갖는다고 장담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은 자칫 타 문화에 대한 경멸과 몰이해로 변질될 위험성이 크다.
우리는 분명 세계가 아니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중국이든 우간다든 프랑스든 적어도 문화적으로는 세계의 동등한 일원일 뿐이다. 나와 가족이 닮았으면서 서로 다르듯 이웃과 이웃이, 나라와 나라가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르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 명백한 사실을 이해하는 관용이 있어야 비로소 참다운 지구 공동체가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