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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3964561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3-05-03
책 소개
목차
1. 킬링타임모텔
2. 잠자면 돈을 준다
3. 그대로 멈춰라
4. 제발 꿈이었으면
5. 나머지 시간
6. 어두운 거리에
7. 바람이 분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뭐가 이렇게 복잡해. 글씨도 깨알이네. 그냥 말로 간단하게 설명해보쇼.”
“잠자는 동안 그쪽 시간을 저에게 주면, 전 그걸 나중에 필요한 고객에게 연결해주는 거죠. 같은 세상에 산다고 해서 모두 같은 시간을 쓰는 건 아니거든요.”
인생에 예고 없이 닥치는 게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기회와 재앙이었다. 오랜만에 닥친 기회 혹은 재앙 사이에서 고민의 저울추가 미친년 널뛰듯 올라갔다 내려갔다 신나게 방아를 찧었다. 어차피 사람은 인생의 삼분의 일을 잠으로 보낸다고 했다. 대략 한 삼십 년 되려나. 텔레비전 볼 수도 없고 맛있는 걸 먹을 수도 없으며 사랑을 나눌 수도 없는 게 바로 잠자는 시간이었다. 그런 시간을 돈으로 바꾼다고? 그렇게 편하게? 생각해보면 시연의 제안이 나쁜 것만도 아니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잠을 자면서 돈을 버는 것이었다. 이 추운 겨울날 이보다 더 쉬운 일이 있을까.
“아니지, 혹시 자는 동안 콩팥이라도 빼가는 거 아니야? 미치겠네, 이거.”
“이제 와서 신경 써주는 척은. 아버지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소?”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냐는 자식의 말은 한순간에 부모를 작아지게 만드는 마법 같은 말이었다. 대길은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 일이 얼마나 자식에게 상처가 되었을지 대길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한 번씩 날것의 눈으로 들이댈 때면 견디기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