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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88993985498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1-06-14
책 소개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
당신은 어디에 살고 있습니까
네 번의 이사와 어디에도 없는 집
집, 꿈 또는 삶
독립의 기로에 선 청년 세대, 집의 의미를 묻다
고시원, 집 아닌 집을 통해 집을 보기
1장 고시원에 들어가기 전에
장소, 위치, 정체성 ― 집과 집 없음의 의미
1. 고시원을 어떻게 볼 것인가 . 장소의 재개념화
2. 집이란 무엇인가 ― 서구와 한국의 집
3. 위치에 관한 질문 ― ‘집’과 ‘집 없음’의 경계를 문제삼기
삶과 욕망의 규율 ― 생애 과정과 규범적 시공간성
1. 생애 과정 접근과 재생산적 시간성
2. 규범적 시공간성의 제도적, 상징적 차원
신자유주의 문화 논리의 안과 사이에서 경험하고 말하고 듣기
2장 만남과 만나는 법
고시원에 들어가기까지
누가 어디에서 누구를 만날 수 있는가 ― 고시원에서 보낸 기록
타자에 관한 참여관찰에서 나와 우리, 그 거리에 관한 이야기로
내가 만난 사람들
3장 마이 제너레이션, 서울에서 살기 위하여
누가 서울에서 집을 가질 수 있는가 ― 주거 불평등의 심화와 부동산 자산의 세대 이전
언제쯤 안정이 올까요 ― 청년 실업 증대와 생애 단계의 불안정화
서울로, 서울로 ― 구조화된 도시적 욕망과 수도권 이주
돌고, 돌고, 돌고 ― 반복적 주거 이동과 주거 트랙의 분화
4장 유령들의 집
고시원의 형성과 현황
우리들은 들어간다 고시원으로
유령들이 사는 나라
1. 버리고, 숨죽이고, 웅크리고
2. 시간이 멈춘 방
3. 같은 곳에 살지만 아무하고도 함께 살지 않는
4. 유령의 탄생
5장 고시원, 집과 집 없음의 경계 지대
나는 이곳에 살지만 사는 것이 아니다
“내가 언제 또 이런 데서 살아보겠냐”
“여기 말고 서울에서 집이라고 부를 만한 데가 있나?”
시간을 집어삼키는 공간, 공간에 덫을 놓는 시간
6장 가족의 경계에 선 독립, 어른/시민 되기를 둘러싼 투쟁
독립을 결심하다
1. 얹혀사는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2. 청년들을 밀어내는 가족
3. 독립이 모이면 공존이 된다
독립을 관리하는 가족
1. 안전한 독립?
2. 신림동 고시촌이라는 가족 프로젝트
3. 교육에 관한 투자에서 공간에 관한 투자로
제도화된 불안, 가족의 귀환
어른도 시민도 될 수 없는
7장 골방과 광장의 틈새에서 다시 쓰는 집
넘쳐나는 꿈, 빈곤한 언어들
홈리스라는 트러블
삶을 잡아먹는 재개발과 주거/이동의 의미
고아들의 해석적 연대
에필로그 다시, 집
참고문헌
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래서 많은 청년들은 집을 인 달팽이처럼, 또는 어미의 주머니에 든 캥거루처럼 여전히 부모의 집에 머문다. 서구에서 건너온 말인 캥거루족이나, 일본에서 쓰기 시작한 패러사이트(기생적) 싱글이라는 표현이 가슴을 꾹꾹 짓누른다. 교육 기간이 대략 마무리된 20대 중반이 넘어서도 부모의 집에 산다는 것은 직장을 구하지 못한 취업 준비생 또는 백수이거나, 직장을 구했다고 해도 ‘변변한’ 직업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퍽 조건이 좋은 직장에 들어간다고 해도 한 달에 수십만 원을 주거비로 지출하는 것은 결혼 자금이나 집값을 마련하는 데 하등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부모의 집에 머무는 경우도 많다. 아등바등 청약 통장에 돈을 부어보지만 결국 내 집 마련은 두 집안의 돈이 모이는 결혼 즈음에나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된다.
경제 위기 이후의 상황을 보면, 이제는 중산층도 더는 이 규범적 집 또는 대문자 집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집의 규범성에 균열과 불안이 야기됐다는 증거는 도처에 있다. 한국판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측하게 하는 높은 주택 담보 대출 규모, 집값을 잡고 전세 대란을 해소하겠다는 정부의 선전에도 절대 사그라들어서는 안 되는 강남 불패의 신화, 국가와 사회 발전을 위한 기본 단위로서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미지를 폭넓게 유포하고 활용하는 한편 비규범적 가족(이를테면 비출산 가족, 1인 가구, 동성애 커플 등)을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정부와 기업과 학교의 수사들.
서울에서 중간 정도 수준의 소득(연 3830만 원)을 가진 가구에서 중간 정도 집값의 주택(4억 4646만 원)을 구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11.7년이다. 그것도 소득 중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 집값에만 쏟는다고 할 때 걸리는 기간이다. 소득 수준이 더 낮은 경우에는 어떨까. 동일한 주택을 구하는 데 1분위 소득 가구(연 1295만 원)는 34.5년, 2분위 소득 가구(연 2757만 원)는 16.2년이 든다. 기준을 낮추어 싸고 허름한 2억 2006만 원짜리 집을 구한다고 해보자. 그래도 1분위 소득 가구는 17년, 2분위 소득 가구는 8년이 걸린다. 주목할 것은 개인 소득이 아니라, 맞벌이를 포함한 가구 소득으로 집을 사는 데 이 정도 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수도권 집값의 변동에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눈이 쏠려 있는지, ‘내 집 마련’이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숙원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