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94040196
· 쪽수 : 384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낙타 자세
1. 삼각형 자세
2. 독수리 자세
3. 연꽃 자세
4. 까마귀 자세
5. 비둘기 자세
6. 아기 자세 1
7. 구두 수선공 자세
8. 머리로 서기 자세
9. 아기 자세 2
10. 저울 자세
11. 댄스의 제왕
12. 아기 자세 3
13. 반달 자세
14. 프라나야마(호흡 조절)
15. 전사 자세
16. 아기 자세 4
17. 빈야사 요가
18. 아기 자세 5
19. 발을 목에 걸기 자세
20. 까마귀 자세, 한 번 더
21. 산 자세
22. 앞으로 숙이기
23. 시체 자세
24. 점프 스루
25. 바퀴 자세
26. 물구나무 서기
27. 사자 자세
28. 원숭이 자세
에필로그 : 아래를 향한 개 자세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그래도 마음 한쪽 구석에는 요가를 하면 좀 괜찮아지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전보다 나아지고, 남들보다 더 괜찮아지겠지. 효과가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내가 요가를 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유연하면서도 마른 체구에서 뭔가 형용할 수 없는 광채가 뿜어져 나올 것 같았다. 게다가 허리도 아프지 않을 것 같았다. 이제야 요가 수업을 들을 때가 된 것 같았다.
제왕절개 수술을 두 번이나 하고 나자, 내 복부 근육은 치명적인 각종 문제가 생겼다. 반다는 내게 필요한 힘을 주었다. 나는 여전히 강한 모습이었지만, 내 복부 근육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다. 원래 난 엉망진창으로 생겨 먹었다. 하지만 반다를 하여 잠금 모드로 진입한 후 원하는 만큼 오래토록 자세를 유지하는 방법을 터득함으로써 이를 상쇄시킬 수 있었다. 나는 이런 식으로 집에서도 분위기를 조율했다. 나는 상황이 점점 나빠지는 건 아니라고 내 자신을 속였다. 브루스가 나를 밀어내지 않는다고 내 자신을 속였다. 나는 수년간 키워온 힘찬 기운을 사용해서 내 자신을 속였다. 그것은 잘못된 점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힘찬 기운이었다.
자리는 별로 편하지 않았다. 내가 연습하면서 갈망해 왔던 게 바로 이것이었다. 고요함. 이제야 고요함이 느껴졌다. 고요함이 두려워지기 시작하면서 놀라울 정도로 거북했지만, 이 거북함을 어찌할 방법도 없었다. 몸을 더 빨리 움직일 수도, 그다음 동작에 집중할 수도 없었다. 완성해야 할 일도, 쳐다볼 시계도, 돌봐야 할 아기도, 차려야 할 저녁도, 전화를 드려야 할 엄마도, 토닥여 주어야 할 속상한 남편도, 달래줄 친구도, 얘기를 들어 드려야 할 아빠도, 가서 청소해야 할 교실도, 기름을 채워야 할 차도, 지켜야 할 마감일도, 잘 보여야 할 에디터도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내게 전혀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참는 것뿐. 그저 거북하기만 했다. 수년 동안 요가는 내가 내 기분을 살필 수 있는 유일한 장소가 되어 주었다. 나는 요가를 했고, 어떤 자세를 하면서 그 자세를 감상했다. 비둘기 자세를 하면 오른쪽 엉덩이가 느껴지면서, 뭔가 내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