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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서양사 > 서양중세사
· ISBN : 9788994054889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16-04-15
책 소개
목차
옮긴이의 말
감사의 말
들어가는 글
제1장 ‘중간’의 시대?
중세: 이 이름은 무슨 뜻인가?
중세주의
로마와 그 후의 역사
더 북쪽의 나라들
1000년경의 유럽
제2장 중세 사람들과 그들의 생활 양식
자유, 부자유, 절반만 자유
중세의 남자와 여자
가정과 결혼
가정
농촌의 정착지
도시들
연합, 길드, ‘공화국들’
제3장 기독교의 구원
기독교의 구원
수도원의 사상과 실천
자유를 추구해온 교회
교구 기독교
교구 이외의 곳
제4장 왕권, 영주권 그리고 정부
신성한 왕권
영주권
제5장 교역, 환경 그리고 자원
농경지와 목초지
삼림지
물과 수로
제6장 ‘타자’의 ‘중세’
제7장 우리의 일상생활 중의 ‘중세’
대학
인쇄된 책들
노래
참고문헌
더 읽어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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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중세가 다시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은 계몽시대 이후의 일이었다. 중세 교회의 획일적 억압과 광신에 반대한다면서 계몽주의는 신성보다는 이성을, 저승보다는 이승을 더 중시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러나 물극필반(物極必反: 사태가 극단적인 상황에 도달하면 정반대로 되돌아감)하여 결국 계몽주의는 프랑스 대혁명의 감정적 무지와 비합리적인 광신으로 이어져서 계몽이 아니라 반계몽을 낳았을 뿐이다. 이에 대한 반발로 낭만주의가 생겨났고, 낭만주의는 이성이 아닌 감성을 진실의 기준으로 삼았다. 사상의 추는 다시 한 번 크게 흔들렸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계몽주의적 외침은 루소의 “나는 심장의 두근거림을 느낀다, 고로 나는 인간을 이해할 수 있다.”라는 낭만주의적 주장에 밀려났다. 이처럼 낭만주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중세에 대한 동경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무엇보다도 중세 1천 년 동안 존속되어 온 그 엄정한 질서와 변화없음과 한결같음에 그리움이 생겨난 것이다. 우리는 중세라고 하면 교회의 지배 아래에 있는 세상, 봉건제에 의해 주군과 신하의 관계가 엄격하게 정립되어 있는 세상, 도시와 농촌의 생활환경이 근 1천 년 동안 변하지 않은 세상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외관에만 넘어가서는 안 되며 중세인의 삶이나 현대인의 삶이나 행복을 원하고, 향상을 추구하며, 원만한 인생을 바랐던 점은 똑같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중세 사람들이 실제로 살았던 환경에 집중하면서 특히 제2장과 제3장에서 중세의 생활과 기독교 사상을 살펴보고 있다.
다른 많은 유럽의 개념들과 마찬가지로 중세라는 개념은 전 세계로 퍼져나가 유럽과 유럽인들에 대한 생각을 형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중세’는 대략 500년에서 1500년 사이의 기간을 탐구하려 할 때 사용하는 다소 어색한 용어이다. 그러니까 다른 두 중요한 시대에 끼인, 정지된 동작의 시대라는 그릇된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다. 중세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사람들은 후대에 태어난 자신들의 가치와 행운을 엄청나게 과대평가한 사람들이었다. 중세(media aetas)라는 용어를 처음 쓴 것은 시인 페트라르카(Petrarch, 1304~1374)였고, 그다음 세기에는 레오나르도 브루니(Leonardo Bruni, 1370경~1444), 플라비오 비온디(Flavio Biondi, 1392~1463) 같은 정치가 혹은 역사가들이었다. 이런 정치가와 문인 들은 고대의 저작들과 사상에 집중하는 학문 방식을 만들어냈고 이어 그런 방식을 휴머니즘이라고 명명했다. 이런 사람들은 그들의 시대와 도시를 칭송했고 무엇보다도 서로 휴머니스트라고 부르며 칭찬했다.
중세의 부활은 공화정 혹은 민주정에 대한 반작용일 뿐만 아니라 가톨릭 후원의 결과이기도 하다. 그것은 또한 국가적 정체성과 민족국가를 원하는 사람들의 욕망을 반영한 것이다. 이 무렵 국가는 언어, 역사, 풍경 등에 의해 규정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독일, 폴란드, 헝가리, 노르웨이 등에서 낭만적 민족주의를 추진하던 지식인들은 과거의 전통에서 19세기 민족적 정체성의 뿌리를 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