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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황홀

불안의 황홀

(김도언 문학일기)

김도언 (지은이)
멜론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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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황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불안의 황홀 (김도언 문학일기)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독서에세이
· ISBN : 9788994175164
· 쪽수 : 341쪽
· 출판일 : 2010-08-20

책 소개

<악취미들> <이토록 사소한 멜랑꼴리>의 작가 김도언의 첫 산문집. 어떤 외부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 한 작가의 내성적인 목소리로 씌어진 일기를 묶었다. 김도언은 6년 전부터 꾸준하게 일기를 써오고 있는데, 그 분량이 3,600매에 달한다고 한다. 그 중 작가가 직접 추려낸 1,000매 분량의 일기가 시간의 역순으로 배열되어 있다.

목차

작가의 말_ 위험한 비상의 기우뚱한 순간들
추천의 말_ 책의 공허함을 알면서 다시 책을 붙잡는 그의 쓸쓸한 날들의 글

서른여덟 2009년
서른일곱 2008년
서른여섯 2007년
서른다섯 2006년
서른넷 2005년
서른셋 2004년

저자소개

김도언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9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에 당선되어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고 2012년 시전문계간지 《시인세계》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시작 활동도 병행했다. 펴낸 책으로 장편소설 『이토록 사소한 멜랑꼴리』 『꺼져라 비둘기』, 소설집 『악취미들』 『홍대에서의 바람직한 태도』 등과 시집 『권태주의자』 『가능한 토마토와 불가능한 토요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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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2009년 4월 9일 열 살 때는 스무 살이 어른인 줄 알았고, 스무 살 때는 서른 살이 어른인 줄 알았으며, 서른 살 때는 마흔 살이 어른이겠다 싶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니 그와 같은 생각은 너무 순진하고 안일한 생각이었던 것 같다. 어른이 자기긍정과 타자에 대한 전폭적인 이해를 완성한 존재라는 관점에서 보면, 인간에게 어른의 시절은 없는 듯하다. 불안의 정도, 불안의 깊이가 다를 뿐이고 사람들은 모두 어른이 되지 못한 채 어느 순간 죽음과 직면할 뿐이다.
또 한 잔의 술을 마신다. 책상 위 책꽂이에 꽂힌 책의 등을 보고 있다. 책등이라는 말은 누가 처음 썼을까. 책등에 인쇄된 책 제목들이 내 귀를 향해 재잘거리는 것만 같다. 과연 책등이라는 말은 신비하다. 그리고, 노변과 길어깨와 갓길이라는 말은 어떤 욕망으로 진화했을까. 순대와 딸기는 지도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을까.


2009년 3월 10일 지난 토요일, 소설가 김승옥 선생님을 집으로 모셔서 간소하게나마 저녁을 대접했다. 언젠가도 말한 적 있지만 선생님은 신춘문예의 심사위원으로 내 소설을 당선시켜주신 분이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결혼식의 주례까지 서주신 분이다. 그런데 그런 은덕을 입고도 10년 만에 처음 선생님을 집으로 모셨으니 늦돼도 한참이나 늦된 것이다. …… 2003년 뇌졸중으로 쓰러지셨던 선생님은 그 후유증으로 여전히 말씀을 어눌하게 하신다. 사실, 선생님의 말씀은 정상적으로 알아듣기 힘든 수준이다. 그래서 늘 펜과 종이를 가지고 다니시며 필담을 하시는데, 전후 사정과 맥락을 짐작하면 어느 정도 소통은 가능하다. …… 나는 선생님의 어눌한 말소리와 필담의 현실을 눈앞에서 목도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에 잠겼다. '혹시 이건 모두 선생님의 장난 아닐까. 선생님은 모든 것이 멀쩡한데, 그만 이 세상이 싫어져서 장난이나 치고 계신 것 아닌가.' ……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희대의 천재였던 김승옥 선생님. 그는 젊은 시절, 악다귀처럼 달라붙는 사람들과 파천황처럼 어울려 다니면서도 늘 도피를 꿈꿨을 것이다. 그가 바란 것은 명예도 아니고 권력도 아니었다. 그가 진정으로 바랐던 것은 죽음을 알려주는 자의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듣기 위해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추락시키는 것이었을 것이다.


2009년 1월 9일 나는 언젠가 소설가 김훈과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일화를 이야기하면서, 예술에서의 사라짐의 의미를 정리한 적이 있다. 망각은 지우는 것 혹은 사라지는 것이다. 당연한 사태를 당연하지 않은 방식으로 환원하는 것, 다시 말해 빤하게 보이는 시선을 나에게서 거두어들이는 것. 그것이 망각이다. 기억하고 인식하려는 것과 망각하고 무지하려는 두 힘이 맞설 때, 그 대극 사이에서 피어나는 섬광이 바로 예술로서의 언어이다. 나는 니체만큼 예술을 멋지게 정의한 사람을 알지 못한다. 그는 예술을 가리켜 ‘가장 성스러운 방탕의 양식’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멋진 말을 할 줄 알았던 니체 오빠는 20세기가 시작되는 1900년에 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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