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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예술/대중문화의 이해 > 대중문화론
· ISBN : 9788994210834
· 쪽수 : 288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여는 이야기
이장희의 러브레터 to 김세환,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2장 쎄시봉의 첫날
3장 그곳에서 누굴 만났나
4장 그럼 쎄시봉 식구들 중엔 누가 제일 술이 셌는가
5장 대중음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미8군 무대
6장 조영남 얼치기 음대생, 스타 되다
7장 이장희 발길 닿는 대로 떠나는,남자 세계의 보스
8장 윤형주 6070엄친아, 하이틴 스타로 부상하다
9장 송창식 70년대를 제패한 영원한 순수음악인
10장 김세환 가수라서 행복한 포크계 꽃미남
11장 김민기 아침이슬 같은 남자 ‘맹갈’
12장 윤여정 쎄시봉에서 그녀를 만나다
13장 김성수 예수 비슷한 사람
쎄시봉의 음악사적 의미
“쎄시봉이 돌아왔다” 레전드의 소환 - 음악평론가 임진모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쎄시봉 입부에는 여느 다방과 다르게 매표소가 있었다. 입장권을 사서 문지기한테 제시하고 입장하면 안내 아가씨가 자리를 정해 주고 표를 받아 가면서 차를 한잔 내놓는다. 그 다음부터는 자유다 한밤중 문을 닫을 때까지 죽치고 앉아 있으면 그만이었다.
당시는 ‘브라더스 포’, ‘에임스 브라더스’ 같은 남성 4중창단이 세계적 인기를 끌던 시절인데 최희준, 유주용, 박형준, 위키리 4명이 프로젝트 그룹 ‘포클로버스’를 결성해 종종 한 무대에 서곤 했다. 학사 가수인 이들은 팝송 가사를 이해하고 실력 또한 출중했기에 쎄시봉이 장안의 명소로 이름나는 데 적잖은 역할을 했다. 이들 외에도 ‘키보이스’, 기타리스트 신중현, 팝 바이올리니스트 김동석 등 무대가 마땅치 않던 미8군 밴드와 연주자들이 종종 무대를 장식했다. 60년대 중반 쎄시봉의 단골 사회자는 ‘후라이보이’ 곽규석이었다. 작곡가이자 재즈 색소포니스트 길옥윤이 이끄는 ‘길옥윤 악단’이 반주를 맡곤 했다. 이후 그는 가수 패티김, 혜은이를 통해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대중음악 작곡가로 우뚝 서게 된다.
“우리는 요즘도 몇몇 모이면 서로 묻곤 한다. “얘들아! 우리가 그때 휴대폰도 없이 어떻게 그렇게 끊임없이 모일 수 있었지?” 쎄시봉에서 만난 친구들은 공동운명체로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아 가며 약간은 진보적인 성향으로 커 갈 수 있었다. 나는 요즘 후배 가수들이 서로를 경쟁 상대로 여기는 걸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할 때가 많다. 막 젊음과 청춘을 구가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른데 허망하고 덧없는 인기 순위에 매달려 시간을 낭비할까 하고 의아심을 품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맹세코 우리 땐 그런 게 없었다. 가수나 연예인이라 해서 누구 하나 티내는 사람도 없었고 과장된 겸허나 교만을 부릴 줄도 몰랐다. 적어도 우리의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고영수, 이장희, 조동진, 서유석, 양희은, 김민기는 어쩌다 얼랑뚱땅 연예인이 된 모양, 모두가 어설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