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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정치인
· ISBN : 9788994340005
· 쪽수 : 320쪽
책 소개
목차
동네 친구 김형탁___엮은이 글·4
김형탁의 자잘한 연대기·17
1부 살아온 이야기
인터뷰·정리 | 서미현
서부시장 묵집 아들 … 어린 시절 ___29
우리 집안 | 묵집 아들·31 | 곰 같은 큰 바위 얼굴·34 | 3공단의 여자아이·37 | 어른으로 가는 길목·41
삼대에 걸친 凹凸 이야기·44
뼈가 곧은 다구 … 대학 시절 ___49
첫 상경·49 | 아침이슬 허밍·51 | 책상 위의 돌멩이·54 | 탁아, 탁아·57 | 농경의 다구·59 | 금단의 지식·61 | 운동의 버거움·64 | 댓돌 위의 부침개·66 | 재미났던 첫 선거·69 | 첫사랑과 짱돌 콤플렉스·72
드라이아이스와 유인물 … 대구 시절 ___75
새로운 활동의 시작·75 | 니 생각이 이루어졌네·77 | 드라이아이스와 유인물·78 | 대단한 여자·82 조직 접고 집에서 쫓겨나·85
언니들의 친구 노조위원장 … 흥국생명 시절 ___89
신입사원 주제에 노조 간부·89 | 본사와 외야·92 | 보험회사 점포장·94 | 입사 2년차 노조위원장·97 | 점포 총무 언니들·100 | 4급 병을 없애다·103 | 총무 김정순·105 | 설계사 아줌마들·107 | 수퇘지가 새끼 낳을까·110 | 노래패와 합창반·113 | 위원장입니다, 반말 마시오·116 | 3,300명에서 500명으로·119 | 찍힌 자와 비켜난 자·123 | 도 닦은 박영미·127
민주노총과 진보정당 가는 길 … 연맹과 민주노총 시절 ___132
노동의 고비와 희망·132 | 고마운 유구영 실장·135 | 민주노총 가는 길·138 | 짱구 채운석 위원장·141 | 통 큰 양반이 저지른 사고·143 | 최연소 연맹위원장·146 | 넥타이를 풀자·149 | 노동운동가의 삶·152 | 뛰어오는 백발의 노동운동가들·155 | 노조가 살린 회사·157 | 깜박 잠이 든 사이·160 | 해서는 안 되는 말, ‘에이 그만둘래’·163 | 국민연금 박사 오건호·167 | 위원장님, 말 좀 천천히 해주세요·170 | 호숫가의 무지개 깃발·173 | 나도 이젠 대통령인데·179 | 무거운 4개 타이틀·184 | 57명의 노동자 후보·186
동네 어귀에 서서 … 2004년 총선 이후 ___189
명함 세탁 좀 하시지·189 | 첫 휴식·194 | 해고자의 생업·196 | 젊은 시의원 황순식·198 | 어머니의 마지막 석 달·202 | 대변인의 하루·207 | 이런 놈의 조직이 있다니·212 | 진보신당과 4월 총선·216 | 활동가가 먹고살고 활동하는 법·220 | 직장을 떠나 동네로·224
사표를 쓰다 / 김형탁·229
2부 동네 이야기
글 | 김형탁
나의 과천살이 10년 ___235
세 끼 라면을 먹더라도 과천으로·235 | 산 아래 동네·238 | 11단지 13동 동대표·240 | 내 집에서 쫓겨나·242 | 나의 아내 마오리·245 | 과천에서 생존하는 법·248 | 동네 사람이 되기까지·251 | 지역연구소 마실 ·254 | 왜 과천 살아?·257
이웃집 문영배 ___264
동네 반장 문대표·265 | 그가 과천에 들어온 사연·267 | <한겨레> 지국장·268 | 한울타리 독서회·272 | 문대표가 가장 신났던 시절·274 | 송알송알 시장 선거·277 | 초록은 동색·279 | 재건축과 문대표·281 | 문영배와 나·283
부록 : 친구들의 이야기
늘 그렇고 그런 탁이형 … 대학 시절 후배 우한기·287
그리스에서 띄우는 편지 … 대구 시절 친구 하영식·295
어둠 속의 머리 … 흥국생명 시절 친구 김정순·303
바보 김형탁 아저씨 … 진보신당 친구 이상한 모자·312
책속에서
고시 책을 들여다보고 있던 4월경, 학생운동을 하던 영신고 동문 선배 하나가 나를 찾아왔다. 그 전해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한 선배(김태훈)가 교정에서 학우들이 구타당하는 것을 보고 전두환 물러가라를 외치며 뛰어내려 죽었다고 했다. 그것 말고도 귀로 듣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엄청난 충격이었다. 고등학교 때까지의 가치관이 일시에 허물어지는데, 이럴 수도 있는가, 이렇게 쉽게 허물어질 수 있는가 싶었다. 학생운동을 왜 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질 여지조차 없었다. 그때부터 고시 생각은 완전히 버렸다.
맑스와 엥겔스 둘 중에서 나는 엥겔스를 더 좋아했다. 삶의 태도나 진지함이 맑스와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직을 만들라면 조직을 만들 수 있는 사람, 물적 기반까지 차근차근 마련해 가면서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거칠게 말하자면 맑스는 엥겔스 등쳐먹고 살았던 사람이고 말이다. 베를린에 한번 가보았는데 거기 맑스와 엥겔스 동상이 있다. 맑스는 앉아 있고 엥겔스는 서 있다. 반대로 맑스가 서 있고 엥겔스가 앉아 있다면 왠지 이상할 것 같았다.
나는 2학년 때 시위 도중 머리에 돌을 맞은 적이 있는데 그 뒤로 짱돌 콤플렉스가 생겼다. 돌을 던져도 집단에 섞여서는 잘 안 던지고 대오에서 떨어져서 혼자 던져야 불안이 덜했다. 학교 정문에서 봉천동 넘어가는 길에 당시 새로 체육관을 짓고 있었는데 하루는 시위 대오가 그쪽을 뚫고 나갔다. 밤이다 보니 어디서 돌이 날아올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멀찌감치 혼자 서 있었는데 그 모습을 그 친구가 보고 실망했던 듯하다. 비겁해 보였을 것이다. 괴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