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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94343167
· 쪽수 : 440쪽
· 출판일 : 2010-12-09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오늘이 무슨 날이지, 시어?”
“뭐라고요? 무슨 날?”
“나는 바쁜 사람이야.”
“목요일이요, 경위님.”
“며칠이냐고.”
“뭐요? 아, 9일인가?”
“좋아. 다음 달 9일까지 이 거리에 얼씬거리지 마. 그리고 너희 여자들도 이곳에서 일하게 하지 마.”
“무슨 말이오? 당신은 아무 권리도 없어! 나를 연행하지도 못하잖아.”
라프왕트는 놀랍다는 듯이 눈을 크게 떴다.
“나에게 아무런 권리도 없다고 했나?”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네가 말하고 싶은 건 아무래도 좋아, 시어. 라프왕트는 너에게 벌을 내린다. 한 달 동안 모습을 보이지 마. 만일 네가 보인다면 가만있지 않겠어.”
“자, 잠깐 기다려.”
“내가 말한 거 알겠나, 이 얼간아.”
라프왕트는 크고 뭉툭한 손을 뻗어 멋진 옷을 입은 남자의 뺨을 가볍게 찰싹 때렸다. 남자에게서 이빨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알았어?”
멋진 옷차림을 한 남자의 눈이 분노를 품은 채 날카롭게 빛났다.
“알았소.”
“기간은?”
“한 달.”
“그리고 너를 벌한 사람은?”
시어의 턱 근육이 꿈틀거렸고 이윽고 그는 토하듯이 말했다.
“라프왕트 경위요.”
라프왕트는 문을 향해 턱을 기울여 보였다.
“자, 나가.”
“친구들에게 말하고 오겠소.”
라프왕트는 눈을 감고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나가.”
멋진 옷차림의 남자는 무언가 말하려고 하다가 생각을 바꾸고 술집을 나갔다. 뒤이어 나가려고 라프왕트는 발길을 돌렸지만, 문득 발을 멈추고 불량배들이 있는 쪽을 엿보기로 했다. 조금 전의 롤리팝은 싸울 태세로 일어나서 라프왕트에게 대들려고 했다. 그런 태도는 위험하다. 이런 사람들이 배짱을 키워가는 것을 그대로 방치해두면 어느새 이쪽이 흠씬 두들겨 맞게 될지도 모른다. 이 거리에서 그는 강력한 이미지를 유지해야 했다. 라프왕트라는 살아 있는 인간보다도 그것을 지탱하는 권위 있는 이미지가 훨씬 효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그쪽 테이블로 다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