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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기타국가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94361642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7-07-10
책 소개
목차
C 여덟 번째 책 - 만국박람회 개막 10일 전
T 배신과 거짓말 - 만국박람회 개막 9일 전
A 지옥으로 떨어지다 - 만국박람회 개막 4일 전
V 부활 -1888년 5월 20일 만국박람회 개막식
V 용서 - 2주 후
S
감사의 글
책속에서
“어떻게 그따위 기사를 낼 수 있단 말입니까? 고스 네그레요? 사악한 권력? 언제부터 《코레오》가 늙은이들 잡담이나 실었습니까” 편집국장의 표정이 정곡을 찔렀음을 알려주었다.
“신문이 두 시간 만에 동났어. 바르셀로나의 다른 신문들이 부리나케 우리 기사를 베꼈지만, 우리가 선수를 쳤단 말이지. 저 아래 인쇄기를 저렇게 몇 시간이나 돌려보기는 내 평생 처음일세. 이 도시에서는 날마다 사람들이 죽어나가. 하지만 그들은 불가사의한 범죄를 좋아하지. 똥이 파리를 유인하듯 병적인 이야기가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거야.”
플레이사는 더 이상 참고 들을 수가 없었다.
그날 밤 당장이라도 파리행 기차에 올라 칼레행 연결편으로 갈아타고 거기에서 영국으로 가는 배에 오를 수도 있었다. 다니엘이 짐을 챙겨 돌아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가 돌아간다고 책망할 사람도 없었다. 바르셀로나를 떠나지 않고 버팀으로써 그에게 중요한 모든 것은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대학 교수 자리, 후견인의 신뢰와 우정, 약혼자의 사랑. 온갖 노력을 다 기울인다 해도 결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없으리란 사실을 그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알렉산드라가 옳았다.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고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베살리우스의 《인체 구조에 대한 7권의 책》을 테이블 위에 떨어뜨렸다. 낡은 가죽 표지에 불빛이 반사되어 반질거렸다. 불꽃이 표지에 찍힌 판화를 더욱 생생히 부각시켰다. 마치 떨고 있는 것 같았다.
책을 펼쳤다. 실수가 분명하다는 생각에 가슴이 쓰려왔다. 눈에 불을 켜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상세한 라틴어 설명문 사이로 인체의 각 부분을 묘사한 원본 판화가 계속 이어졌다. 때에 따라 한 페이지 전체를 차지하기도 하는 그림들은 분할된 인체와 해부된 수족, 인간의 골격을 소름끼칠 정도로 정밀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유럽의 수집가라면 누구든 그 필사본을 손에 넣기 위해 서슴지 않고 큰돈을 내놓을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