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94361970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18-09-15
책 소개
목차
크레이프 만드는 여자, 팬케이크 먹는 남자
: 길리언 플린, 《나를 찾아줘》
버터를 몸에 바르는 이유
: 마거릿 애트우드, 《시녀 이야기》
사프란라이스, 따뜻한 삶으로의 초대
: 프레드릭 배크만, 《오베라는 남자》
말에서 해방된 맛
: 뮈리엘 바르베리, 《맛》
신경외과 의사의 생선스튜 레시피
: 이언 매큐언, 《토요일》
이토록 맛있는 영국 음식
: 제인 오스틴, 《엠마》
요리가 아닌 먹이를 선택한 여자
: 무라타 사야카, 《편의점 인간》
치즈 토스트만으로도 충분해
: 도나 타트, 《황금방울새》
카스테라, 우주를 품은 맛
: 박민규, 《카스테라》
헤밍웨이의 이유 있는 파리 탐식
: 어니스트 헤밍웨이, 《파리는 날마다 축제》
소심한 영국 남자의 선택, 파스타
: 줄리언 반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육식공동체에 저항하는 법
: 한강, 《채식주의자》
음모자들의 프라이드치킨
: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왜 하필 가츠동?
: 요시모토 바나나, 《키친》
뱀파이어와의 위험한 거래
: 위화, 《허삼관 매혈기》
나만의 ‘진짜’ 플레이버
: 마르쿠스 사무엘손· 베로니카 체임버스, 《예스, 셰프》
커피가 있어서 다행이야
: 밥 딜런, ‘One More Cup of Coffee’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덴스가 그 농가에서의 점심을 통해 깨달은 것은 그가 경험한 맛과 농부들이 경험한 맛의 차이가 말에 있다는 것이다. 농부들의 말은 그들의 땅에서 그들 스스로의 땀으로 거둔 먹거리에 대해 진솔하게 음미하는 말로 가득했다. 그들의 말에 비해 아덴스의 말은 음식보다는 자신의 말솜씨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알맹이 없는 화려한 껍데기였다. 그리고 그들의 말이 훨씬 더‘맛있게’느껴졌다.
_〈말에서 해방된 맛〉 중
시녀들이 버터를 로션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그들의 여성성을 억압하는 사령관의 아내들뿐 아니라 그들의 존재를 태아를 담는 용기로 축소시킨 길리아드 정권에 대한 저항을 의미한다. 버터를 먹지 않고 몸에 바르는 것은 음식과 그녀들 자신의 몸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며, 사랑과 욕망에 대한 자유를 찾고자 하는 행위이다. 시녀들은 그렇게 자신들의 주체성을 지켜나가면 언젠가는 자유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_〈버터를 몸에 바르는 이유〉중
자신의 존재감보다 다른 것들과의 결합을 통해 빛을 내는 음식들이 있다. 밥과 빵은 물론이고 두부, 모차렐라 치즈, 무 같은 것들이 그렇다. 맛있는 게장을 흔히 밥도둑이라고 하는데, 사실 여기서 도둑은 게장이 아니라 밥이다. 밥은 게장의 맛을 흡수해 우리의 입에 전달하고, 우리가 그 맛을 음미할 수 있도록 혀에 지속적으로 남아 있게 해준다. 밥이 아니라면 게장은 우리가 그 맛을 음미하기 전에 혀를 지나쳐 목구멍으로 넘어가버릴 것이다.
_〈카스테라, 우주를 품은 맛〉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