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89722678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22-11-3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음식으로 풀어본 ‘맛’의 모든 것 _정소영
샐러드
샐러드의 맛, 이름에서 샐러드드레싱까지 _정소영
샐러드 말고 리프레시 | 소간과 버라이어티 고기 중 무엇을 드시겠어요? | 칸딘스키 샐러드와 인지적 편향 | 샐러드에 담긴 욕망 | 드레싱, 짭짤하고 새콤하고 고소할 것!
×
샐러드, 짠맛과 단맛과 신맛의 미묘한 균형 _성명훈
최초의 샐러드드레싱은 소금 | 맛있는 음식은 짠 음식이다? | 짠맛과 짠맛수용체 | 왜 샐러드드레싱은 새콤해야 할까?
수프
감칠맛에서 아름다운 맛으로 _정소영
사골육수, 모두의 힐링 푸드 | 육수는 요리의 전부! | 원조 가스파초를 찾아서 | 드디어 미감美感을 획득한 미각味覺
×
제5의 미각, 감칠맛 _성명훈
감칠맛, 숨겨져 있던 맛 | 감칠맛 존재의 인정 | 감칠맛의 일등공신, 글루탐산 | 맛의 균형을 잡아주는 감칠맛
생선
생선 맛의 변화―죄악에서 미덕으로 _정소영
왜 고대에는 미인을 멸치에 비유했을까? | 입에 맞는 음식이 건강에도 좋다? | 모든 사람이 자신의 주치의 | 언어의 성찬, 맛을 말하다 | 탐식 예찬
×
생선, 비린내와 감칠맛 사이 _성명훈
생선의 냄새, 고약하거나 고소하거나 | 생선 살의 식감, 어떻게 다른가 | 박테리아가 자반고등어 맛의 비밀? |인류의 진화는 조개에서 시작되었다
파스타
정통성과 맛의 세계화 _정소영
당신이 먹은 카르보나라는 진짜 카르보나라일까? | 미트볼 스파게티의 정체는? | 네이티브 테이스터 | 맛의 세계화
×
탄수화물의 맛 _성명훈
인류의 주식, 탄수화물 | 맛과 플레이버를 만드는 과학 | 우리 몸이 단맛에 끌리는 이유 | 단맛수용체의 비밀 | 동물도 맛을 알까? | 엄마 젖은 별로 달지 않다
고기
플레이버와 정체성 _정소영
고기 요리의 본질은 양념에 있다 | 플레이버 원칙 | 생존과 쾌락을 위한 플레이버 | 불고기 플레이버 | 미각의 경계를 넘어
×
제육볶음의 매운맛은 미각일까 _성명훈
제육볶음의 플레이버 | 매운맛의 기능 | 매운맛의 즐거움 | 캡사이신은 고추의 생존 수단 | 매운맛도 여러 가지
와인
언어에 담긴 와인의 맛 _정소영
야생 베리, 바이올렛, 작약, 다크초콜릿… | 미각이 저급하다고? | 언어의 옷을 입은 와인 | 감각과 정보의 협상 | 맛의 전염
×
와인의 풍미, 코에서 한 번, 입에서 한 번, 코와 목에서 또 한 번? _성명훈
이유 있는 와인 시음법 | 맛을 즐기는 데 특화된 우리 몸 | 반려견에게도 와인 한잔? | 맛은 결국 뇌에서 만들어진다
디저트
맛과 기억 _정소영
디저트의 유혹 | 기억의 문을 여는 맛 | 맛, 기억의 매개 | 입맛과 기억
×
디저트, 달콤하거나 씁쓸하거나 _성명훈
달콤함을 거부할 수 없는 이유 | 달콤한 디저트의 쓰디쓴 진실 | 달콤함과 함께 즐기는 쓴맛 | 쓴맛 감수성의 유전 | 쓴맛의 생태계
에필로그―맛을 맛보다 _성명훈
주
책속에서
많은 연구가 문화적으로 형성된 개인의 인지적 편향이 맛 경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별한 연구결과뿐 아니라 주변을 둘러봐도 우리의 맛에 대한 선호가 사회문화적인 요소에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는 금방 알 수 있다. SNS나 대중매체에서 맛있다고 소문난 음식들의 놀라운 인기를 보자. 인플루언서나 ‘셀럽’이 ‘엄지 척’을 준 음식점 앞에는 어느새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유명한 경제학자 게리 베커의 이론에 의하면, 이 긴 줄 자체가 사람들이 그 식당의 음식을 먹고 싶어 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음식을 맛보기 전에 우리는 이미 긴 줄을 통해 그 음식 맛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그 줄의 일부가 되길 원한다. 인기 있는 작가의 소설이나 영화나 드라마에 나온 음식들은 어떤가.
맛은 사회적‧시대적 윤리에도 영향을 받는다. 예전에는 이국적인 음식을 즐기는 사람이 세련된 입맛을 가진 미식가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제철이 아닌 먹거리보다 지역의 농장에서 직접 기른 채소와 닭 등을 찾는 사람들이 입맛이 더 세련되고 좋은 것으로 인정받는다. 시대와 문화에 따라 패션처럼 맛에도 트렌드가 생기고 이 트렌드가 맛의 기준점이 된다. 그래서 한 역사학자는 맛을 담당하는 장기는 혀가 아니라 뇌라고 말한다. 문화적으로 만들어지는 뇌를 통해 맛을 평가하는 기준이 결정된다고 설명한다.<프롤로그―음식으로 풀어본 ‘맛’의 모든 것>
연구팀은 동일한 재료로 만든 음료수에 다른 이름을 붙여 실험 참가자들에게 마시게 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일반인보다 맛에 민감한 전문 테이스터, 음식 소매상, 식이 전문가, 요식업 종사자였다. ‘겨울 향신료Winter Spice’라고 이름을 붙인 음료수를 맛본 후 그들은 뮬드와인mulled wine(뱅 쇼vin chaud), 정향, 블랙커런트, 계피 같은 플레이버가 풍부한 것 같으며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플레이버가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동일한 음료에 ‘상큼한 여름 열매들Refreshing Summer Berries’이라는 이름을 붙인 후 시음하게 하자 과일 향, 상큼함, 가벼움, 갈증을 해소해주는 요소들이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똑같은 음료에 대해 내놓은 상반되는 평가가 놀랍지 않은가? 참가자들의 맛 경험은 음료의 이름을 보는 순간 그 이름이 그들의 마음속에 불러일으키는 요소들에 강력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보여준다.<샐러드의 맛, 이름에서 드레싱까지 _정소영>
우리가 짠맛을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것은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 이온이다. 모든 염은 이온 통로를 통하면서 맛을 줄 수 있지만, 나트륨이 짠맛을 주는 데 가장 강하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침 속의 주 전해질 성분은 나트륨과 칼륨이다. 정상적으로 혈액의 혈장 속에는 나트륨이 약 140mmol/L로 있는데, 침 속 나트륨 농도는 보통 2~21mmol/L로 혈장보다 낮다. 우리가 입안의 음식에서 짠맛을 느끼는 것은 침에 녹은 음식물이 제공하는 나트륨 농도가 침 속 나트륨 농도보다 높을 때다. 자신의 피가 입안에서 살짝 짜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혈장과 같은 0.9% 농도의 생리식염수도 약간 짠맛이 난다. 그런데 우리 입안을 적시는 침 속 나트륨 농도는 때에 따라 변한다. 침샘에서 침을 생산할 때 혈액에서 빠져나간 나트륨을 재흡수하기 때문에, 침 속 나트륨 농도가 혈액을 구성하는 액체 성분인 혈장보다 낮다. 침 생산 속도가 빨라지면, 나트륨 재흡수가 줄어들어 침으로 나오는 나트륨이 칼륨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아진다. 그래서 같은 농도의 소금기가 제공하는 짠맛도 식사를 시작했을 때는 살짝 짜게 느껴지다가 식사가 진행되면서 침 속의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덜 짜게 느껴진다.<샐러드, 짠맛과 단맛과 신맛의 미묘한 균형_성명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