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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초등 전학년 > 그림책
· ISBN : 9788994407623
· 쪽수 : 32쪽
· 출판일 : 2017-08-30
책 소개
책속에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
돌아가신 뒤에 병원에서 할아버지 방으로 모셔 왔어.
주무시는 듯 보였지만, “할아버지!” 하고 불러도 대답이 없어.
손을 대 보니 너무 차가워서 왠지 모르게 무서워졌어.
할아버지는 이미 할아버지가 아니게 된 걸까?
장례식이 끝나고 할아버지는 재가 되었어.
할아버지는 이제 계시지 않아.
하지만 안 계신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아.
할아버지는 여기에 안 계시지만,
어딘가 계시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근데 여기에 안 계시면 어디에 가신 걸까?
“하늘나라에 가셨어.”
하고 엄마는 말하지만 왠지 거짓말 같아.
책에서 금빛으로 빛나는 구름 위의 천국 그림을 본 적이 있지만
그건 단지 옛날 사람들의 상상일 뿐.
내가 그렇게 말했더니 엄마는
“네 마음속에 계시지 않니?” 하셨어.
정말 계실까?
그렇다 해도 살아 계실 때처럼 말을 할 수도 없고
껴안아 주지도 못해.
영혼이란 어떤 걸까? 마음 같은 걸까?
영혼은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고 냄새도 안 나는데
어떻게 영혼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지?
그렇게 따지면 중력도 눈에 보이지 않고,
전파도 눈에 보이지 않아.
내 마음이나 다른 사람의 마음도 눈에 보이지 않아.
그래도 난 그걸 느끼고, 그게 있다는 걸 알고 있어.
사진에 담긴 할아버지 얼굴,
비디오에 녹음된 할아버지 목소리,
그림엽서에 남아 있는 할아버지의 그림이랑 글씨,
그런 걸 보거나 들을 때 내 마음에 무언가 느껴지는 걸 보면
분명 할아버지 영혼의 에너지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야.
살아 있는 우리들은
죽은 뒤의 일을 이렇게 저렇게 상상하지만
실제로 어떤지는 아무도 몰라.
그래서 죽는 게 두려운 거야.
하지만 만약 몸이 죽어도 영혼은 죽지 않는다는 걸 믿는다면,
그 때에도 ‘나’라는 영혼으로 계속 살아 있다면,
죽은 뒤의 세계는 어떨지 궁금해져.
아주아주 오래전 우주가 처음 생긴 순간에
에너지에서 물질이 생겨났다고 과학자들이 말해.
만일 그렇다면, 죽는다는 건 물질에서 벗어나
에너지로 돌아가는 걸지도 몰라.
거기에 우리의 진짜 고향이 있을지도 몰라.